[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VC) 가운데 유일하게 운용자산(AUM) 3조원을 돌파하며 선두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레이징 부문에선 지난해 초 사령탑을 교체한 KB인베스트먼트가 절치부심 정상에 올랐다. 드라이파우더 부문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수성했했다. 회수 부문은 인터베스트가 지난해 상장한 포트폴리오의 보호예수 해제 및 지분 매각으로 성과를 냈고,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투자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침체를 딛고 상반기 중에 깨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성장펀드를 위시한 이재명 정부의 벤처 출자 확대와 기존 한국벤처투자(KVIC)가 진행하는 모태펀드 등의 정책 자금 공급에 힘입어 상위권 운용사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결과로 해석된다. 관록이 있는 대형 하우스들은 AUM과 펀딩, 투자, 드라이파우더 등 전 부문에서 고루 상위권을 차지하며 브랜드를 확고히 했다는 평이다.
◆ 한투파 독주 막을 자가 없다…2위 KB인베와 격차 1조 이상 격차
13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VC 리그테이블(PE 제외)에서 한투파는 상반기까지 AUM 3조8921억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위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격차를 벌린 한투파는 현재 운용 중인 조합 수만 80여 개에 달한다.
2위권에서는 KB인베스트먼트와 SBVA가 순위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의 AUM 격차는 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00억원으로 줄었다. 양사 모두 지난해 말보다 AUM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상위 4개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B인베스트먼트, SBVA, IMM인베스트먼트는 각각 AUM 2조원을 넘어서며 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AUM 1조원을 돌파한 곳은 총 20개사로 이들의 AUM 총액은 32조원을 넘어섰다. 4위와 5위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에이티넘이 앞섰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IMM인베가 역전을 이뤄냈다.
이외에도 DSC인베스트먼트와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 신한벤처투자,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등이 지난해에 이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회수 1위는 인터베스트…에임드바이오가 견인차
인터베스트는 올해 상반기 에임드바이오와 오름테라퓨틱, 메쥬 등 총 14개 포트폴리오에서 엑시트를 성공하면서 2932억원을 회수했다. 특히 에임드바이오를 회수하며 투자원금 대비 19.6배를 기록했다. 메쥬와 오름테라퓨틱도 각각 12배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회수 시장에서는 대형 VC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증시 호황에 따라 회수가 본격화하면서 회수 상위 5개 운용사가 모두 18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2위는 KB인베스트먼트(2220억원)가 차지고, 우리벤처파트너스(2189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2141억원), 스톤브릿지벤처스(1863억원)가 뒤를 이었다.
달바글로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회수 대상 기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비롯한 HB인베스트먼트, BSK인베스트먼트, 케이앤투자파트너스 등이 지분을 매각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상장 초 20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지난해 말 올해 초에는 1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상반기에 20만원대로 복귀해 초기 투자자들의 회수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 미래에셋은 투자 1위…리벨리온에 1000억 베팅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상반기 6개의 벤처투자조합을 활용해 총 1952억원을 집행하며 투자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계열사인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생명 출자금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설계 및 제조기업인 리벨리온에 1000억원을 베팅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상반기 14개의 펀드를 활용해 1920억원을 집행하며 2위에 안착했다. 특히 3510억원 규모로 결성한 핵심역량 레버리지 II 자금 소진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펀드로 상반기 전체 투자금의 70%에 해당하는 약 1340억원을 투자했다.
인터베스트도 3090억원 규모 2024 IBK혁신-인터베스트딥테크투자조합II 등 딥테크 부문 펀드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인터베스트는 리벨리온의 프리IPO 라운드에 참여해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IMM인베스트먼트(1845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1832억원)가 뒤를 이으며 5위권에 안착했다. 20위까지를 모두 대형사가 차지하며 대형 하우스 중심의 투자 양상을 보였다.
◆ 펀딩은 KB인베가 선두…IMM인베는 실탄 장전
KB인베스트먼트는 총 2171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하며 펀드레이징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모태펀드가 출자한 넥스트유니콘 딥테크 스케일업 분야 GP로 선정된 이후 조성한 1850억원 규모의 딥테크 펀드 효과가 컸다. AI와 반도체, 바이오·헬스케어, 미래 모빌리티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대형 딥테크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2위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차지했다. 코오롱인베는 2030억원 규모 펀드 하나만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 펀드 규모만 놓고 보면 상반기 결성된 주요 벤처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AI와 딥테크 분야 성장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 여력도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3위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올랐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상반기 2015억원 규모로 총 4개 펀드를 결성했다. 리벨리온 투자를 목적으로 계열사로부터 1070억원을 출자받아 결성한 펀드 영향이 컸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콘텐츠 분야 벤처펀드만으로 4위에 올랐으며, 국내 최초 민간모펀드 운용사인 하나벤처스는 1000억원을 결성해 펀딩 부문 5위에 올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드라이파우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3000억원 이상의 자금 여력을 보유한 하우스는 총 6곳에 달했다. 지난해 말 대비 드라이파우더 소진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는데, 국민성장펀드 출자 사업을 앞둔 주요 하우스들이 기존 펀드의 투자를 집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KB인베스트먼트(3689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3384억원), 인터베스트(3246억원), SV인베스트먼트(30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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