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간 올해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K-POP ETF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BTS 완전체 활동과 블랙핑크 월드투어 등 대형 호재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디어콘텐츠'는 상반기 수익률이 -44.52%를 기록하며 전체 ETF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3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수익률 하위 20개 ETF는 -19.33%에서 -44.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집계는 지난 6월 30일 종가 기준 순자산 100억원 이상 ETF를 대상으로 했으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제외했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운용 6개 ▲삼성자산운용 3개 ▲KB자산운용 3개 ▲한국투자신탁운용 2개 ▲NH-아문디자산운용 2개 ▲삼성액티브자산운용 1개 ▲신한자산운용 1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1개 ▲한화자산운용 1개 하위 20위에 불명예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4214.17→8476.48)는 101.14% 증가했지만 코스닥 지수(925.47→916.18) 1.00% 하락했다. 반도체 중심의 강세장 속에서도 하위 ETF들은 최소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 BTS에도 K-POP ETF 전멸…미래 'TIGER 미디어콘텐츠' 45%↓
반기 수익률 하위 1~3위는 모두 K-POP ETF가 차지했다. 최하위는 미래운용의 'TIGER 미디어콘텐츠'로 상반기 동안 44.52% 급락했다.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하이브 등 미디어·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는 이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도 -55.67%에 달한다.
뒤이어 NH-아문디운용의 'HANARO Fn K-POP&미디어'가 -41.23%, 한투운용의 'ACE KPOP포커스'가 -40.06%를 기록했다. 세 상품 모두 4대 엔터테인먼트를 고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BTS 완전체 활동 발표와 블랙핑크 월드투어 등 대형 이벤트가 이어졌지만,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공연·MD 등 주요 매출이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였다.
여기에 반도체 중심으로 증시 자금이 쏠리면서 엔터업종이 소외된 영향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에스엠은 47.55%(13만5000원→7만800원), 하이브는 41.79%(33만원→19만2100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9.99%(6만9400원→4만1650원), JYP Ent.는 29.20%(7만2600원→5만1400원) 각각 하락했다.
이정환 미래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상반기 미디어·엔터 업종은 반도체로의 수급 쏠림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조정받았다"며 "이는 실적 훼손이라기보다 투심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오히려 엔터 4사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대비 소폭 상향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상무는 "하반기에는 BTS 완전체 활동 재개와 대규모 월드투어를 필두로 한 3세대 대형 IP의 귀환, 음반 판매에서 공연·MD·플랫폼 구독으로 이어지는 수익화 구조 전환이 실적과 투자심리를 동시에 끌어올릴 핵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믿었던 커버드콜마저…KB·한화운용 30%대 손실
안정적인 월 분배금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커버드콜 ETF도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운용의 'RISE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의 상반기 수익률은 -33.35%를 기록했다. 고배당 커버드콜 ETF는 고배당주를 편입하는 동시에 코스피200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수익과 옵션 프리미엄으로 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중심의 증시 강세로 코스피200이 급등하면서 옵션 매도 손실이 커졌고, 고배당주의 수익률이 이를 만회하지 못하면서 원금이 크게 훼손됐다. 그럼에도 약속한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이 받은 분배금은 운용수익이 아닌 자신의 원금을 돌려받는 것과 다름없었다.
바로 뒤를 이어 같은 구조의 한화운용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도 31.94% 하락했다. 두 상품 모두 커버드콜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횡보장에서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지만, 올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200이 급등한 시장에서는 오히려 상승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다.
◆ 하위권 바이오 ETF 6개…힘 못 쓴 액티브
상반기 하위권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섹터는 바이오였다. 총 6개 상품이 포함됐다. KB운용의 'RISE 바이오TOP10액티브'는 -27.96%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올릭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종목을 조정할 수 있는 액티브 ETF임에도 패시브 ETF보다 부진한 성과를 냈다. 상반기 바이오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 점도 손실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액티브 ETF인 삼성액티브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와 타임폴리오운용의 'TIME K바이오액티브'도 각각 -26.84%, -26.49%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바이오 ETF에서는 액티브 상품들의 성과가 패시브보다 더 부진했다. 이 밖에 삼성운용의 'KODEX 바이오'는 -25.18%(11위), NH-아문디운용의 'HANARO 바이오코리아액티브'는 -20.58%(16위), 미래운용의 'TIGER 바이오TOP10'은 -19.33%(20위)를 기록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일부 대형 바이오텍의 부정적 이슈가 촉발됐고, 삼천당제약 기술수출 규모 논란을 계기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됐다"며 "2분기 들어 AI 슈퍼사이클 수혜를 받는 IT 업종으로 자금과 투자심리가 집중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상대적 소외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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