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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M 판 키우는 현대차, 슈퍼널 국내 거점화 '승부수'
김정희 기자
2026-07-09 07:00:00
영남서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 차세대 기체 개발…2028년 상용화 대비 포석
이 기사는 2026-07-07 13:40:5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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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슈퍼널 사업 개표.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누적 적자 2조원에 육박한 미국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법인 슈퍼널의 판을 다시 키우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기체 공동 개발에 이어 영남 지역에 차세대 항공모빌리티 기체의 병행 개발 거점을 구축하기로 하면서다.


슈퍼널은 아직 2028년 상용화 목표 시점에 도달하지 않은 개발 단계에 있지만, 그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며 손실이 누적돼 그룹 내 부담 요인으로 거론돼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슈퍼널의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S-A2 상용화 목표에 맞춰 국내 개발·제조 기반을 선제적으로 갖추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3일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슈퍼널의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 차세대 기체를 영남권에서도 함께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 미국 현지 법인 중심으로 운영해온 AAM 연구개발을 국내로 넓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설립한 미국 AAM 전문 법인이다. 현대차가 44.44%, 현대모비스가 33.33%, 기아가 22.2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KAI와 AAM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측은 올해 안에 합작법인(JV) 설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은 슈퍼널과 KAI의 AAM 기체 공동 개발, 현대차·기아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의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 협력을 골자로 한다. 미국 슈퍼널 중심의 개발 체계에 국내 항공우주 기업과 지역 거점을 결합하는 구조다. 앞서 2022년에는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와 AAM 기체 개발 관련 MOU를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슈퍼널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3사가 슈퍼널에 투입한 누적 투자 규모는 2조3231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투자액은 2021년 2497억원, 2022년 4379억원, 2023년 4857억원, 2024년 7132억원, 2025년 4366억원이었다. 반면 손실도 빠르게 늘었다. 슈퍼널은 2022년 1955억원, 2023년 5264억원, 2024년 6584억원, 2025년 45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59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는 1조8906억원까지 늘었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규모 투자 부담이 당분간 손실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주요 경영진 이탈도 슈퍼널을 둘러싼 회의론을 키운 요인이다. 지난해 신재원 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송재용 최고전략책임자(CSO), 데이비드 맥브라이드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이 잇따라 퇴사했다. 올해 초에는 천익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현대차그룹 아시아·태평양 재무 조직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현대차도 기존 AAM본부를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로 개편하며 조직 규모를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슈퍼널의 AAM 사업은 한동안 존재감이 약했다"며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인 데다 수익화 경로도 불투명해 최근까지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KAI와의 기체 공동 개발과 슈퍼널의 국내 병행 개발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상용화 목표에 대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슈퍼널은 eVTOL S-A2를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2030년대에는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상용화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AAM 사업을 생산·제조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재정비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중심의 연구개발 체계에 국내 제조 기반을 연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AAM의 세부 기술 개발은 여전히 미국 슈퍼널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자국 산업 보호나 인증·규제 문제가 중요해질 수 있다”며 “그동안 미국에서 검토·개발 단계로 진행해온 AAM 사업을 이제는 국내에서도 실질적인 사업화 범위 안에서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상과 항공 모빌리티를 각각 따로 준비하기보다 국내 거점을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이 육상·항공·물류·AI를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회사”라며 “국내 병행 개발 추진은 향후 육상·항공 모빌리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슈퍼널의 국내 병행 개발과 관련해 “미래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벤 다이어천 슈퍼널 CTO(왼쪽부터),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CCO 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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