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중앙일보가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충청남도 태안군 연포해수욕장 일원 소유 토지를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삼성물산과 약 330억원 수준에서 매각을 협의 중이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중앙일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채권자 소집통지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최근 워크아웃 사전 협의 과정에서 태안군 근흥면 일대 토지 약 25만평을 처분하는 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해당 토지는 중앙일보가 보유한 비핵심 자산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주요 매각 대상이다.
이 부지는 전체 약 68만평 규모다. 중앙일보가 약 25만평을, 삼성물산이 약 42만평을 공동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과거 제일모직이 취득했던 토지를 합병 이후 승계해 현재까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워크아웃 자료에 따르면 해당 토지의 장부가는 314억원이다.
중앙일보는 워크아웃에 앞서 주채권단인 하나은행 측에 삼성물산이 약 330억원 수준에서 해당 토지를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분 매각 계획과 잠재적 인수 후보군 명단도 제출했다. 잠재 후보에는 일부 건설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핵심 자산 처분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만큼 워크아웃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태안 토지 매각은 중앙일보 구조조정의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중앙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채무기업이 자율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다. 주채권은행을 포함한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개시되는 만큼, 이는 채권단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태안군 토지 매각 계획도 실현 가능성 높은 회수 방안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워크아웃 사례와 달리 대주주가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은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통상 워크아웃에서는 대주주가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앙일보는 자산 매각과 함께 경영권지분 매각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 매각이 성사되면 매각대금 일부는 중앙홀딩스 등 기존 주주에게도 유입될 수 있어 더 유리하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워크아웃과 달리 경영권 포기각서 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토지와 영업권 가치 등 담보 자산의 가치가 그만큼 확실했기 때문"이라며, “채무 변제 계획이 채권단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태안군 토지와 관련해 삼성물산이 가장 현실적인 인수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지가 공동 소유 형태인 데다 일부 필지는 ‘비치하우스’ 철거 후 현재까지 10년 이상 태안군에 공영주차장 용도로 무상 대여하고 있다. 제3자가 일부 지분만 확보할 경우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개발이나 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동 소유 토지는 권리관계가 복잡해 제3자가 매입해도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며 "삼성물산이 공동 소유 지분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앙일보의 태안군 토지 인수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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