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신한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올 상반기 나란히 AUM(순자산) 2배 성장을 달성했다. 국내 ETF 시장이 삼성운용과 미래운용의 양강 구도로 굳어져가는 상황 속에서 중위권 하우스의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단순 나열식 상품 출시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테마와 액티브 전략 등 하우스만의 고유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밀도 있는 성장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3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브랜드 AUM은 연초 12조1000억원에서 6월 말 26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반기 증가폭은 14조2000억원이며 증가율 118.2%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3조900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6조원 불어났다. 6월 장 중에는 최초로 1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순자산 증가율은 156.0%로 시장 전체 성장률(72.4%)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속도를 기록했다.
신한운용과 타임폴리오운용의 성장세가 눈길을 끄는 건 같은 기간 비슷한 체급의 경쟁사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동기간 한화자산운용은 7조9000억원에서 12조8000억원으로 61% 증가했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은 5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운용의 성장률은 한화운용의 두 배로 나타났으며, 타임폴리오운용의 성장률은 키움운용의 다섯 배에 이른다. 같은 시장과 같은 기간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던 셈이다.
이처럼 중위권 운용사들의 격차를 만든 키는 상품 구조로 분석된다. 우선 신한운용의 성장을 이끈 것은 테마형 패시브다. 신한운용 AUM의 81.2%는 패시브 ETF지만 코스피200이나 S&P500처럼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지수형이 아니라 특정 섹터에 압축 베팅하는 테마형이 핵심이다.
실제 올해 3월 17일 신규 상장한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3개월여 만에 8조2660억원을 끌어모으며 전사 AUM의 31.4%를 단독으로 떠받쳤다. 이 밖에 SOL 조선TOP3플러스(1조6419억원)·SOL AI반도체소부장(1조2408억원)이 뒤를 받쳤다. 상반기 AI·반도체·조선 테마가 줄줄이 흥행하면서 신한운용의 테마형 패시브 라인업이 통째로 수혜를 입는 구조였다. 지수를 추종하되 어느 지수를 설계하느냐에서 차별화가 생겨난 셈이다.
여기에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1조4076억원)·SOL 초단기채권액티브(1조790억원) 등 채권형 액티브 라인업이 안정적 기저를 받쳐주면서 다양한 상품으로 자금을 흡수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단순히 시장의 단기 유행을 쫓는 상품이 아니라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라인업을 적시에 공급하고자 노력했다"며 "상품 기획에 있어 산업 변화의 방향성과 투자자 수요,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는 성장성을 함께 고려하는 '내러티브 앤 넘버스(Narrative & Numbers)'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처럼 반도체 시장의 확실한 성장 스토리와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는 메가 트렌드를 한발 앞서 포착하고 정교하게 상품화하는 전략이 투자자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은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타임폴리오운용은 결이 다르다. 19개 전 종목이 액티브로 운용되는 액티브 하우스다. 업계 평균 종목수(41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라인업으로 업계 7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타임폴리오운용의 견인차는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2조7514억원)와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2조8056억원)였다.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의 경우 AI 투자를 반도체에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광통신·소프트웨어 등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해 투자해온 점이 성과로 이어졌다.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 역시 미국 기술주 강세 국면에서 시장 주도 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비중 조절을 이어온 점이 수익률과 자금유입으로 연결됐다.
빅2 상품 외에도 라인업 전반이 고르게 기여했다. TIME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월배당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주도주와 배당 매력을 함께 추구하는 전략으로 수요를 흡수했다.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TIME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등 차세대 테마 상품들도 각각 역할을 분담하며 전사 성장에 기여했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AI, 반도체, 미국 성장주, 배당, 우주방산, 로봇 등 시장 주도 테마가 빠르게 확산되고 주도주도 계속 바뀌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지수 정기변경을 기다리는 패시브 방식보다 운용역이 시장 변화를 보며 유망 산업과 종목을 선제적으로 편입하고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액티브 ETF의 장점이 더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AUM 증가는 특정 상품 하나의 단기 흥행이 아니라 글로벌 AI·미국 대표지수·국내 배당·우주방산·휴머노이드 등 핵심 투자 영역 전반에서 운용 성과와 상품 신뢰가 누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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