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보험·캐피탈사 등 금융사들은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과 수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2금융권의 해외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글로벌 확장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BNK캐피탈의 해외 사업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서로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동남아 법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해외사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에서는 상업은행 전환과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다진 뒤 중앙아시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NK캐피탈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에서 총 6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6개 해외법인의 올해 1분기 순손익 합계는 1억477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400만원) 대비 소폭 개선된 수치다. 카자흐스탄법인이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동남아 법인들의 실적 개선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결과로 풀이된다.
BNK캐피탈의 해외사업은 지역별로 실적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동남아 법인들은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우선 미얀마법인(BNK Capital Myanmar)은 올해 1분기 12억1647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억7928만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현지 서민을 대상으로 한 마을 집단대출과 농어업 자금대출 등 생활밀착형 금융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데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과 제휴 상품도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라오스에서는 리스와 소액금융 두 법인이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라오스 리스 법인(BNK Capital Lao Leasing)은 올해 1분기 5억7086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억790만원)와 비교해 개선됐다. 자동차와 건설장비, 오토바이, 가전 등으로 리스 취급 자산을 다변화한 결과다.
라오스 소액금융 법인(BNK Capital Lao NDTMFI) 순이익도 같은 기간 8596만원에서 9404만원으로 소폭 성장했다. 기존 E8·E9 비자론에 더해 대형시장론과 군인론 등 상품군을 확대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법인(BNKC(Cambodia) MFI)은 올해 1분기 3억460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전년 동기 17억1560만원 적자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업계에서는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앙아시아 거점인 카자흐스탄은 입지를 다지기 위한 투자 단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카자흐스탄법인(JSC BNK Commercial Bank)은 지난해 6월 기존 소액금융업(MFO)에서 상업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 확충, 전산 시스템 구축, 인력 확충 및 조직 안정화 비용 등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15억676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억699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손익이 적자로 전환된 셈이다.
하지만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카자흐스탄법인의 총자산은 지난해 1분기 76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21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382억원에서 391억원으로 늘었다. BNK캐피탈은 카자흐스탄법인을 SME(중소기업) 특화은행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키르기스스탄법인(MCC BNK Finance)은 올해 1분기 1억3707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억5934만원) 대비 이익 규모는 감소했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했다. 현재 고소득 직장인과 공무원 대상 상품, 도소매상인 대상 그룹론 등 신규 상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BNK캐피탈의 해외 전략은 '지역별 역할 분담'으로 요약된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소액대출과 리스 등 생활밀착형 금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중앙아시아에서는 상업은행과 디지털 금융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즉 동남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중앙아시아에서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카자흐스탄법인의 조기 안착 여부가 향후 해외사업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동남아 법인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중앙아시아 전략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BNK캐피탈의 해외사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법인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까지는 통상 초기 투자 비용을 감내하는 구간이 뒤따른다"며 “카자흐스탄법인의 단기 적자는 성장통으로 볼 수 있지만, 은행업 전환 이후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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