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동국제강이 북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란 시장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건설경기 침체로 가격·가동률 동반하락을 겪었던 형강사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국제강의 H형강 제품 디-메가빔은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소재로 기존 건설재보다 마진이 높은 편이다.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03.9%, 153.3% 증가한 214억원, 6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증권업계 영업이익 추정치를 8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수출 확대에 따라 봉형강류 생산·판매가 증대된 영향이다. 앞서 회사는 수출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전담 임원을 선임하는 등 의사결정 체계를 전면 개편해왔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올해 턴어라운드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미를 중심으로 AIDC 건설붐이 일어나면서 철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올해 4월부터 대미 수출량 역시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철근 수출량이 확대되면서 내수 시장의 수급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동국제강의 올해 영업이익이 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59.3% 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 같은 흐름은 형강 가격과 공장 가동률에서도 잘 드러난다. 실제 이 회사의 봉형강 수출 가격은 2024년 톤(t)당 86만4237원에서 지난해 80만2041원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 91만2521원으로 회복됐다. 동국제강의 인천·포항공장(봉형강) 가동률은 올해 1분기 73.1%로 전년 동기 대비 16.03%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경우 봉형강 매출이 전체 7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질 예정이다.
나아가 동국제강은 대형 용접형강 제품 디-메가빔을 통해 AIDC 등 고하중 구조물 시장을 선점하려 노력하고 있다. 디-메가빔은 최대 폭 3m급 대형 사이즈에 강도와 단열성능이 높고 프로젝트 단위로 공급되기에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회사는 지난해 해당 제품의 초도 생산에 이어 지난달 24일 생산 안정화 작업을 토대로 풀케파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AIDC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며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5% 이상 성장하고 2030년에 이르러선 2533억5000만달러(약 39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최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SK·GS·네이버와 2029년까지 AIDC 구축에 약 55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중장기적으로도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을 투입해 18.4GW(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예정돼있고 정부가 국내 철강재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강한 상황이다. 동국제강도 향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마케팅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서프라이즈 배경은 봉형강 수출 확대, 미국 철근 수출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며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로 철근 수요가 증가했고 기존 수출 구가들이 고율 관세를 부과받으며 수출 경쟁력을 잃은 것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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