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당초 유력 원매자로 거론됐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M&A(인수합병) 전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를 뒤엎고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예별손해보험 7번째 매각이 예상을 뛰어넘는 다자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다만 실제 가격 협상 국면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지원 조건과 인수 이후 정상화 비용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마감된 예별손보 본입찰에 한국투자금융지주·흥국화재·OK금융그룹·JC플라워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4곳 외에도 교보생명이 예별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으나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다.
예별손보가 지난 6차 매각 추진 당시 본입찰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유효 경쟁이 성립되면서 우선 흥행 몰이에 성공한 분위기다. 앞서 예보는 지난 1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JC플라워를 예비 인수자로 선정하고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단독 응찰로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특히 시장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재도전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예별손보 본입찰 참여를 공식화하기 직전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롯데손보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보험사 M&A 시장의 대어급 매물로 꼽히며, 최근 매각 가격이 1조원 안팎으로 조정되면서 인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 M&A 특성상 복수 딜을 동시에 검토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예별손보 참여 역시 롯데손보와의 병행 전략 또는 협상력 제고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예별손보 매각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예보기금 지원 규모와 인수 이후 부담해야 할 총비용 구조가 꼽힌다. 지난 6차 매각이 유찰된 이후 예보가 인수자에 최대 1조2000억원 규모의 예보기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매자들이 인수 메리트를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 본입찰에 뛰어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원 규모가 확정되더라도 지급여력 확충, 계약 이전 관련 비용, 초기 운영자금 등 추가 자금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투자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예별손보는 출범 전후로 설계사 인력이 대거 이탈해 영업 기반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신규 영업망 재건이 사실상 필요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고손해율 구조를 보이는 실손보험 중심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야 하는 과제까지 겹치면서 인수 이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M&A는 사실상 예별손보의 마지막 매각 시도가 될 전망이다. 예별손보는 지난해 7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이전받아 유지·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로, 보험업 허가 조건상 존속기간은 2년이다.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보험계약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로 이전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보기금 지원이 일정 수준 제공되더라도 인수 이후 영업 정상화, 손해율 관리, 자본 확충 등 추가 부담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 판단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지원 조건과 정상화 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가격 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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