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인공지능 전환(AX) 시장이 국내 AI·클라우드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전장 환경과 국방 행정 전반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정부와 군은 '소버린 AI'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SK텔레콤, 네이버클라우드, KT, NHN, NC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국방 특화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지휘통제체계 등 다양한 분야 진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딜사이트는 국내 기업들의 국방 AI 전략과 경쟁 구도, 핵심 기술, 사업 기회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KT가 국방 5G 특화망과 국방통합데이터센터, 폐쇄망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방 AX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 전장·지원체계 혁신에 나서는 한편 프리미엄 파트너인 팔란티어와의 국방 AX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국방 AI가 해외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데이터 주권과 기술 종속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KT는 지난 1월 국방 AI 선도를 위한 협력 기구 ‘국방 AI 리더스 포럼’에서 국방혁신기술보안협회 및 한국인공지능협회와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KT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필두로 ‘국방 특화 AI 모델’ 발굴과 실증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쌓아온 AICT 역량과 국가 기간통신망 운용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미 KT는 국방광대역통합망(M-BcN), 국방 5G 무선 인프라,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국방 ICT 인프라 역량을 확보해왔다.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 폐쇄망, 전용망, 공공 보안 인프라 구축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7000억원 규모의 국방 광대역통합망과 900억원 규모의 해상위성 통신체계 및 200억원 규모 5G 무선 인프라를 운영 중이며, 15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도 완료했다.
국방 AX는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망 분리 구조 설계·접근 통제·인증 체계 등이 핵심이다. 특히 국방 AI는 폐쇄망 내부에서 AI 모델이 직접 실행되는 구조가 필수다. KT는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 경험과 공공·금융 분야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와 보안을 결합한 국방 AX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 모델 ‘믿:음’을 주요 국방 사업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방 AX 수요가 폐쇄망·전용 클라우드·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KT의 기존 국방 ICT 인프라 경험과 공공·보안 클라우드 역량이 강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방 AI 분야의 경험을 축적한 팔란티어와의 국방 AX 협력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KT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 팔란티어의 ‘프리미엄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 분야에서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팔란티어는 국방·산업 전반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기업”이라며 “KT는 금융 분야에서 팔란티어와 협력 진행 중이며 국방 AX 사업에도 팔란티어의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KT는 팔란티어와 온톨로지 기반 데이터 통합 구조를 활용한 국방 AI 체계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담 조직도 신설해 전문 인력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팔란티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구조는 데이터 모델링과 의미 체계를 함께 정의하는 방식이다. 해당 구조 위에 KT의 데이터가 들어간다면 데이터 구조 종속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팔란티어 의존에 따른 데이터 주권과 기술 종속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 AI의 핵심 기능을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AI·정보화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현대 국방 분야 패러다임은 데이터와 네트워크 중심”이라며 “핵심 군사 기능에 비주권적 AI를 사용하는 것은 전략적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국방 AI는 일반 AI와 달리 높은 수준의 정확도와 신뢰성, 보안성이 요구된다. 특히 실제 국방·안보 환경에서 축적된 경험과 운영 노하우가 중요하다. 국내 기업은 글로벌 수주 레퍼런스 확보 사례가 제한적인 반면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등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국방 사업을 수행한 실적을 갖췄다. 다만 국내에 국방 AI 분야에서 검증된 기업은 드물다. 팔란티어와의 국방 AX 협업이 단기적으로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권이라는 명분 아래 단일 업체 의존은 기술 혁신 속도나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방 AI는 기술 자립과 선택적 협력 병행 전략이 팔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방 AI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개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클라우드와 보안, 데이터 처리 역량을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업”이라며 “국방 AI 분야에서도 데이터 저장·처리와 보안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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