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AI(인공지능) 경쟁이 업무 효율화를 넘어 AI 전환(AX)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조직 운영과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핵심 전략으로 삼으면서 금융지주 간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5대 금융지주의 AX 추진 현황과 핵심 전략을 살펴보고, AI 시대 금융 경쟁력의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 공급의 중심축을 가계대출에서 기업과 산업으로 옮기겠다는 그룹 전략에 맞춰 담보 중심 여신 체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AI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73조원과 포용금융 7조원 등 총 80조원을 지원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첨단전략산업과 혁신 벤처기업, 지역 우수기술기업 등에 대한 금융 공급을 확대해 기업금융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게 골자다.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도 16조원으로 설정하고 '생산적 금융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실행 체계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기업여신을 AX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맞물린다. 성장 기업에 대한 금융 공급을 확대하려면 담보 중심 심사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성, 산업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정교한 여신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여신 접수부터 서류 검증, 신용평가, 심사 지원, 승인, 사후관리까지 기업여신 전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자산관리와 고객상담 혁신, 내부통제, 업무자동화 등도 함께 5대 핵심 AX 영역으로 추진 중이다.
기업금융 조직 개편 역시 AX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투자전담 심사조직과 여신·투자 종합지원 조직을 신설하고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기업금융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심사 업무는 AI가 맡고 RM은 산업 분석과 기업 발굴, 맞춤형 금융 지원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편해 생산적 금융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별 핵심 업무에도 폭넓은 AX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해 RM(기업금융전담역)과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했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보험 계열사에서는 언더라이팅을 포함한 핵심 업무에 AI를 도입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차량 추천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우리투자증권은 임직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개발·확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했다. 이를 포함해 은행 200건, 비은행 144건 등 그룹 전체 344건의 AI 활용 과제를 발굴해 업무별 AX를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인 AI 기반 구축도 병행 중이다. 생성형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임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인 '우리GPT'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중은행 최초로 개발한 'K-Taxonomy(한국형 녹색분류체계) GPT'를 활용해 녹색경제활동 적합 여부를 자동 추천하고 있다.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와 그룹 신용평가모형 개선도 추진함으로써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AI 기반 여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금융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AX를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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