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제주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기업과 가계 부문에서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개선됐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했다. 기업부문에서는 대기업 대출 확대 등 여신 포트폴리오 변화가 나타났지만, 가계부문에서는 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커지면서 건전성 흐름이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제주은행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50%로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24%포인트 낮아진 1.50%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악화 흐름을 보이던 건전성 지표는 올해 들어 처음 개선됐다. 제주은행의 NPL비율은 1분기 기준 2022년 0.49%에서 지난해 1.66%까지 상승했지만 올해는 1.50%로 낮아졌다. 연체율 역시 2022년 0.46%에서 지난해 1.74%로 꾸준히 높아졌으나 올해 1.50%로 하락하며 반등세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건전성 개선은 기업부문이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80%에서 올해 1분기 1.37%로 0.4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1.38%에서 1.68%로 0.30%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8.01%에서 5.54%로 2.47%포인트 낮아졌다.
원화대출금은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은 1조9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2% 늘었고 기업대출도 4조168억원에서 4조2286억원으로 5.3% 증가했다. 가계와 기업대출이 모두 늘었지만 건전성 흐름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기업부문 건전성 개선의 배경으로는 대출 포트폴리오 변화가 꼽힌다. 기업대출 내부 구성을 보면 대기업 여신 확대가 두드러진다. 대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2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2% 증가했다. 기업대출 내 대기업 비중도 2.95%에서 6.01%로 두 배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비중은 57.3%에서 53.1%로 줄었다.
기업 건전성 개선이 단순한 경기 회복보다는 기업여신 포트폴리오 재편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줄고 중소법인과 대기업 비중은 확대되면서 기업 연체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가계대출은 증가분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비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됐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은 1조90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6.4%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비주택담보대출은 1조970억원으로 22.2% 늘며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차주의 상환능력 변화에 민감한 만큼 가계 연체율 상승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2023년 120.33%였던 이 비율은 2024년 101.94%, 2025년 97.45%로 내려온 뒤 올해 90.51%까지 떨어졌다. 3년 연속 하락이다. 건전성 지표는 일부 개선됐지만 부실 발생에 대비한 충당금 완충력은 오히려 약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제주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문 연체율 상승과 NPL커버리지비율 하락 등을 고려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말 원화대출금 가운데 제주도 내 대출 비중이 90.8%에 달해 대출의 대부분이 제주 지역에 집중돼 있다. 지역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기업과 가계 부문의 건전성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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