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해긴이 지난해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본업인 게임사업은 여전히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컴투스 부사장 출신 이영일 대표가 세운 두번째 게임사라는 상징성과 1조원 안팎의 유니콘 평가를 받았던 과거 기대감과 달리 현재 수익성은 본업이 아닌 금융수익 등 영업외손익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해긴은 이영일 대표가 지난 2017년 설립한 모바일게임사로 지난해 말 기준 이 대표가 지분 31.1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해긴은 '홈런 클래시', '익스트림 골프', '플레이투게더' 등을 앞세워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플레이투게더'가 해외 이용자 기반을 넓히면서 해긴은 단순 모바일게임사를 넘어 메타버스형 소셜 게임사로 평가받았다. 이 같은 기대는 지난 2022년 10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당시 해긴은 기업가치 1조원 안팎을 인정받으며 유니콘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이후 SK스퀘어와 SK텔레콤도 총 500억원을 투자하며 주요 투자자로 합류했다.
순이익 뒤에 가려진 4년 누적 영업손실 390억원
문제는 기대와 달리 해긴의 수익성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해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91억원, 영업손실 85억원, 당기순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571억원 대비 21% 늘었고 영업손실도 187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로 벌어들인 이익만 놓고 보면 아직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해긴은 최근 몇 년간 영업손실을 지속해오고 있다. 감사보고서를 발행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매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 68억원, 2023년 50억원, 2024년 187억원, 2025년 8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4년간 누적 영업손실액만 39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익은 202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해긴은 2022년 1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2023년 183억원 ▲2024년 91억원 ▲2025년 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의 배경에는 게임 사업의 성과가 아닌 영업외손익에 있다.
해긴의 금융수익은 2022년 40억원, 2023년 284억원, 2024년 314억원, 2025년 20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5년에는 금융수익 205억원이 금융비용 42억원과 영업손실 85억원을 상쇄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만든 구조다. 게임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적자를 만회했다기보다 보유 금융자산의 평가·운용 성과가 순이익을 견인한 셈이다.
1조 유니콘, 본업 증명 언제쯤
해긴의 지난해 영업손실 축소는 긍정적이지만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걷어내면 회사의 핵심 사업은 아직 이익 창출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매출이 늘어나는 동안 연구개발비 비중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 해긴의 경상연구개발비는 2022년 11억원, 2023년 14억원, 2024년 2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2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2년 3.6%, 2023년 4.6%, 2024년 4.1%, 2025년 3.1%로 집계됐다.
게임사의 본업 경쟁력은 신작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 고도화에 좌우되는 만큼 연구개발 투입 규모도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해긴의 경우 최근 4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결국 해긴은 본업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수익보다 게임사업 자체의 매출 지속성과 개발 투자 효율성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해긴 관계자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에는 하이브로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보상비용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해당 비용은 IFRS 회계기준상 영업비용으로 인식되지만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회계적 비용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제외한 사업 실적 기준으로는 2025년 흑자를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해당 비용 부담이 크게 감소하는 만큼 실적 개선 효과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로 판단됐던 유니콘기업은 이영일 대표의 창업 이력과 '플레이투게더'의 글로벌 성과, 메타버스형 게임 확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게임사업 자체의 현금창출력과 영업흑자 전환 가능성이라는 시각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긴은 이영일 대표의 창업 이력과 글로벌 캐주얼 게임 성과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인정받았던 회사"라며 "이제는 금융수익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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