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중앙일보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주요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쏠리고 있다. 두 은행의 금융채권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만큼 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는 물론 향후 기업개선계획 수립과 신규 자금 지원 논의 과정에서도 사실상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중앙일보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주채권은행이 공동관리절차 신청을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협의회 소집을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집 통보 시에는 회의 일시와 장소, 안건, 금융채권자 목록 등을 함께 안내해야 한다.
앞서 중앙일보는 지난 19일 한양증권이 보유한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고, 같은 날 하나은행에 워크아웃을 공식 신청했다. 해당 CP는 만기가 남아 있었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한양증권이 조기상환을 요구하면서 최종 부도로 이어졌다.
중앙일보 워크아웃은 같은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생절차와는 별도로 진행된다. JTBC와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은 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중앙일보는 채권금융기관 중심의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다. 법원 회생은 법원이 절차를 주도하는 반면 워크아웃은 금융채권자들이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 여부 등을 협의하는 사적 구조조정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정된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중앙일보 워크아웃의 첫 관문으로 꼽힌다. 협의회에서는 금융채권 총액의 75% 이상 동의를 전제로 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와 채권행사 유예, 참여 채권금융기관 범위 등을 결정한다. 공동관리절차 개시가 의결되면 중앙일보는 채권단(채권금융기관) 주도의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 내에서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LS증권에 따르면 중앙일보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는 하나은행 570억원, 우리은행 425억원, 농협은행 180억원, 기업은행 100억원, 산업은행 80억원, 국민은행 50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익스포저를 합치면 995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신용공여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비은행권을 포함하면 한양증권 284억원, KB캐피탈 167억원, 서울보증보험 92억원, IBK캐피탈 70억원, NH투자증권 50억원 등도 주요 채권금융기관으로 꼽힌다. 공동관리절차 개시를 위한 채권자 구성 의결은 금융채권 총액의 75% 이상 찬성이 필요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만으로 정족수를 충족할 수는 없다.
다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동의 없이는 의결 정족수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사실상 공동관리절차 개시와 이후 기업개선계획 협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채무조정 방식과 신규 자금 지원 규모, 자구계획 수용 여부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두 은행의 입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익스포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일부 은행들은 협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몇몇 은행은 중앙일보 관련 일반여신이 조금 있는 수준"이라며 "구조조정 논의를 주도할 정도의 채권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협의회 소집을 통보하면 금융채권 신고와 안건 검토 절차를 거쳐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7월 초·중순께 열릴 가능성이 크다. 공동관리절차가 개시되면 이후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수립, 채권단 협의를 거치는 데 통상 3~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채무조정 규모와 신규 자금 지원 여부, 구체적인 자구계획도 올해 하반기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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