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보험·캐피탈사 등 금융사들은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과 수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2금융권의 해외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글로벌 확장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강울 기자] 롯데카드가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추진해 온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유일한 해외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수년간의 적자를 딛고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하면서 해외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 이후 국내 사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롯데카드에 따르면 베트남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4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억9000만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8년 현지 진출 이후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2024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도 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 테크콤파이낸스(Techcom Finance)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사업 초기에는 현지 영업망 구축과 브랜드 인지도 확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금융시장 위축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전의 출발점은 현지 금융시장 특성에 맞춘 사업 전략이었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보다 QR코드 기반 송금과 인터넷뱅킹 이용이 보편화돼 있다. 소비자금융 시장 역시 카드보다 소액신용대출과 할부금융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업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대신 소비자금융 중심의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다. 직장인과 공무원 등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한편,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델(CSS)도 구축했다. 소득이나 직업 위주의 단순 심사에서 벗어나 근무기간과 기존 대출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반영해 우량 고객을 선별하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냈다. 지난 2022년 베트남 이커머스 플랫폼 Tiki Corporation과 손잡고 BNPL(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페이레이터(Pay Later)'를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전자지갑 업체 ‘잘로페이(ZaloPay)’와 연계한 금융상품도 선보이며 현지 2030세대 공략으로 고객 기반을 넓혔다.
현지 사업 안착 과정에서는 모회사 지원도 뒷받침됐다. 롯데카드는 2018년 진출 이후 베트남법인에 총 3945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현지 금융기관 차입 여건을 개선하고 조달 비용을 낮춰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전략은 자산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총자산은 1분기 말 기준 2021년 978억원에서 올해 7736억원으로 약 8배 증가했다.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까지 개선되면서 현지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시장 안착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신용관리 체계 정비에 집중했다"며 "최근에는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자리 잡으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법인의 턴어라운드는 롯데카드의 해외 사업 전략에서도 의미가 크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발생한 해킹 사고 이후 금융감독원의 최종 제재 절차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내 사업을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외법인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롯데카드 해외 사업 전략에서 베트남법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