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보험·캐피탈사 등 금융사들은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과 수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2금융권의 해외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글로벌 확장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BC카드의 주요 해외법인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진출국인 인도네시아법인의 수익이 감소하고 베트남법인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 거점인 키르기스스탄법인의 손실도 확대되면서 해외사업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중국법인의 적자 폭이 줄고 키르기스스탄법인의 영업수익이 증가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기반 확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의 올해 1분기 주요 해외 종속회사인 ▲비씨카드과학기술상해유한공사 ▲PT Bccard Asia Pacific ▲BCCARD VIETNAM LTD. 등 3곳의 당기순손실 합계는 6억553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억6465만원 적자) 대비 적자 규모가 9073만원 늘었다.
BC카드는 일반 카드사와 달리 카드 발급보다는 결제 프로세싱과 IT 솔루션, 금융 인프라 수출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수익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법인 'PT Bccard Asia Pacific'의 수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39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2041만원) 대비 약 90% 감소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BC카드의 현지화 전략 변화 과정에서 탄생한 법인이다. BC카드는 2016년 현지 국영은행과 합작법인을 설립했지만 2019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의 외국자본 결제망 참여 제한 규제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사업 모델을 전환해 2022년 현지 IT 개발사 '크래니움' 지분 67%를 인수하며 재도약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연결 기준 5억3409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익 규모가 다시 크게 줄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의 현지 사업 모델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한 검증 과제가 남게 됐다.
베트남법인의 부진도 이어졌다. 소프트웨어 판매업을 영위하는 BCCARD VIETNAM LTD.는 올해 1분기 6억4395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억4821만원 적자)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면 중국 법인인 비씨카드과학기술상해유한공사는 올해 1분기 228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1403만원 줄였다. 해외 종속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익성 개선 흐름을 나타낸 셈이다.
BC카드가 미래 성장 거점으로 육성 중인 키르기스스탄 사업도 아직 초기 투자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C카드는 2023년 키르기스스탄 국영결제사업자(IPC)와 합작해 카드 결제 프로세싱 전문법인 'BCCARD Kyrgyzstan LLC'를 설립했다.
키르기스스탄 사업은 단순 해외 진출을 넘어 중앙아시아 결제 인프라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전략적 투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지 국가 결제망 현대화 수요와 디지털 금융 확대 흐름을 겨냥한 사업이다.
BC카드는 해당 법인 지분을 직·간접으로 합산해 70% 보유하고 있으며, 직접 보유 지분만 52.5%에 달한다. 다만 주요 의사결정을 만장일치 방식으로 규정한 주주간 약정에 따라 회계상 종속기업이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된다. 독자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지분율 50%를 초과해 실질 지배력을 갖는 종속기업은 해당 법인의 손익 전체가 모회사 연결재무제표에 100% 합산된다. 반면 공동기업은 보유 지분율만큼만 '지분법손익'이라는 단일 항목으로 영업외손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키르기스스탄법인 BCCARD Kyrgyzstan LLC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11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7억7335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4억5858만원이 BC카드의 지분법손실로 반영됐다. 다만 영업수익은 7418만원으로 전년 동기(221만원) 대비 크게 늘었다. 수익성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지 영업 기반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해외사업 전반의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올해 3월 취임한 김영우 사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KT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과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역임한 글로벌 사업 전문가다. BC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최고경영자 선임 당시 글로벌 사업 경험과 전략 역량을 주요 강점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 체제에서 동남아 사업의 수익 구조를 재정비하고, 중앙아시아 사업의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향후 해외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김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만큼, 전면적인 해외 전략 수정을 통해 인도네시아·베트남 법인의 수익성 반등과 키르기스스탄 법인의 조기 안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BC카드 해외 법인들은 소프트웨어 및 결제 인프라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며 "종속기업의 실적 부진에 더해 공동기업인 키르기스스탄 법인의 지분법손실까지 가중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 경험이 풍부한 김영우 사장 체제하에서 강도 높은 현지 맞춤형 수익 모델 고도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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