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가온전선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낼 전망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2곳과 맺은 5조원대 버스덕트 공급계약이 올해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데다, 현지 생산능력도 확대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가온전선은 미국 자회사 LSCUS를 통해 빅테크 기업 A사, B사 2곳과 버스덕트 공급 프레임워크 계약을 이행 중이다. 두 계약의 합산 금액은 5조원을 웃돈다.
프레임워크 계약은 정해진 기간과 조건 아래 물품을 공급하기로 미리 합의해두는 장기 계약이다. 고객사가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필요한 물량을 그때그때 발주하면, 그 발주분이 실제 매출과 수주잔고로 잡히는 방식이다.
이에 이들 2건의 대규모 공급 계약은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다. 계약 체결 시점에 제시된 총액은 향후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잠정 규모일 뿐 확정된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내부에 판형 도체를 배치해 대용량 전력을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전선보다 손실과 발열, 화재 위험이 낮아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시설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LSCUS는 지난해 11월 A사와 3년짜리 버스덕트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회사는 올해 약 200억원 규모 공급을 시작으로 3년간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발주 물량이 추가되면서 현재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파악된다.
B사와는 올해 6월 5년짜리 버스덕트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약 500억원 규모로 시작해 2030년까지 누적 공급액이 최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는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계를 통틀어 역대 최대 단일 계약이다.
물론 두 계약 모두 전액이 확정된 수주는 아니다. 다만 단발성이 아닌 장기 프레임 계약으로 글로벌 빅테크의 승인 공급업체 지위를 확보한 만큼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온전선은 현지 생산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다. 이달 16일 5000만달러(약 760억원)를 투자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타보로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LSCUS의 전력케이블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는 작업이다.
올해 10월 1차 라인, 내년 4월 2차 라인이 순차 가동될 예정이다. 첫 라인 물량은 이미 대부분 예약이 끝났고, 수주잔고도 약 2억달러에 달한다.
내년부터는 늘어난 생산능력과 수주잔고가 본격적으로 매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면 납기를 줄이고 고객 대응도 빨라져 북미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온전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온전선은 지난해 매출 2조5457억원, 영업이익 7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47.4%, 영업이익은 75.9%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분기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가온전선의 1분기 매출은 7636억원,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4%, 27.2%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이달 22일 낸 '전력기기 산업보고서'에서 "가온전선은 외부 전력망용 케이블부터 데이터센터 내부 배전용 버스덕트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북미전력망·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온전선의 미국 LSCUS 타보로 공장 투자로 미국 현지 생산능력(CAPA)은 2배 확대됐다"며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납기 단축과 고객 대응력 강화도 북미 시장 내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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