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AI(인공지능) 경쟁이 업무 효율화를 넘어 AI 전환(AX)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조직 운영과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핵심 전략으로 삼으면서 금융지주 간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5대 금융지주의 AX 추진 현황과 핵심 전략을 살펴보고, AI 시대 금융 경쟁력의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KB금융그룹이 하반기 그룹 공동 생성형 AI(인공지능) 플랫폼인 ‘KB Gen AI 플랫폼 2.0’ 구축에 착수한다. 내부 업무 지원을 넘어 향후 대고객 AI 서비스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으로, 멀티 에이전트 체계와 개인화 기능, AI 안전장치(가드레일)를 고도화해 그룹 차원의 AI 전환(AX)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재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인 'KB Gen AI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AI를 단순 업무 지원 도구가 아닌 '실전 인재이자 동료'로 활용한다는 목표 아래 일선 영업 현장부터 본부 부서, 경영진 지원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 추진하는 플랫폼 2.0은 기존 직원 중심 AI 활용 환경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사업이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체계를 도입하고, 그룹 차원의 AI 활용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 확장성과 최적화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개인화 기능을 강화하고, 향후 대고객 서비스 확대를 고려해 답변 정확성과 보안을 높이는 가드레일 체계도 함께 고도화할 예정이다.
KB금융은 AI 도입 과정에서 영업 현장 중심의 활용 사례를 우선 축적하는 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에서는 PB(프라이빗뱅커) 에이전트와 RM(기업금융 관계관리자) 에이전트를 도입해 시황 분석, 포트폴리오 제안, 기업 분석, 제안서 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의 대상 직원 활용률은 90% 수준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과 코딩 등 전문 업무 영역으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개발 경험이 없는 직원도 직접 AI 에이전트를 제작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서 특정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현업이 직접 AI를 활용하고 확산하는 AX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업무 효율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에 따르면 PB·RM·금융상담 등 영업지원 분야 AI 에이전트는 업무 시간을 최대 70%까지 단축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활용도·정확도·만족도·효율성·생산성 등 5개 공통 평가지표를 운영하며 AI 활용 확산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RM 에이전트가 기업의 산업 동향과 재무 현황 등을 분석하고 신용평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현장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정기 신용평가 시즌에도 관련 분석 정보를 제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됐다. KB금융은 현장 직원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의견을 바탕으로 관련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KB금융은 내부 업무에서 축적한 AI 역량을 고객 서비스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시니어 사업이다. KB금융은 2012년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선보인 이후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연계한 시니어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올해 1월에는 시니어 케어 기술 실증·체험 공간인 '에이지테크랩(Age Tech Lab)'을 개소해 돌봄·건강관리 분야 기술 검증에 나섰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AI 전시회인 'AI EXPO KOREA 2026'에서 금융권 최초로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 돌봄 서비스'를 공개했다. 현재 에이지테크랩을 중심으로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요양시설 시범 도입 등을 거쳐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내부 통제 체계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AI 부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AI윤리위원회를 운영하며 고위험 서비스 승인과 윤리 기준, 위험관리 정책을 관리하고 있다. 또 AI 에이전트별로 관리번호와 책임 부서를 부여해 데이터 오너십과 답변 품질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AI를 단순한 업무 자동화 수단이 아니라 조직과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으로 보고 AX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부 업무 혁신 과정에서 축적한 AI 역량을 고객 서비스로 확대하는 한편, AI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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