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21년이 지났다. 시장 규모는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 시장에 10여년 만에 신규 사업자로 뛰어든 키움증권이 10년 내 증권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2일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상무)은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증권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5위권에 오르고,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기 수익보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장기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제도는 지난 2005년 처음 도입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적립금은 508조7476억원에 달한다. 현재 42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증권사는 14곳이다. 지난해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업자 간 자금 이동이 활발해졌고, 가입자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키움증권은 이달 1일 퇴직연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퇴직연금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한 것은 최근 10여년 사이 처음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사업자와 정면 승부하기보다 비대면 플랫폼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제도 도입 초기 시스템 설계와 전산 구축에 참여했던 1세대 연금 전문가인 표 상무를 지난 2024년 영입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에서 2010년부터 연금사업을 담당하며 퇴직연금 사업을 이끌어 왔다.
표 상무는 "후발주자라고 해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고객이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이제는 서비스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10년 내 퇴직연금 적립금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 퇴직연금 적립금은 미래에셋증권이 42조4411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삼성증권(23조2681억원), 한국투자증권(22조5945억원), 현대차증권(18조8552억원), NH투자증권(10조7541억원) 순이다. 현재 5위인 NH투자증권의 적립금이 10조원을 웃도는 만큼 키움증권도 장기적으로 10조원 이상을 확보해 상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후발주자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키움증권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전 제도에 대해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한다. DB형은 면제 기간이 끝난 뒤에도 증권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할 계획이다.
표 상무는 "DB·DC·IRP 전 제도에 대해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해 고객의 비용 부담을 낮췄다"며 "연금사업은 단기간 실적보다 고객의 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쟁력으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을 꼽았다. 표 상무는 "기존 영웅문 이용자들이 익숙한 투자 환경을 퇴직연금에도 그대로 구현했다"며 "투자 경험이 많은 고객에게는 적립식 투자와 자동감시주문 등 직접 투자 기능을 제공하고, 투자 경험이 부족한 고객에게는 인공지능(AI) 기반 포트폴리오 자동 운용 솔루션을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점이 없는 온라인 중심 증권사라는 점도 약점으로 보지 않았다. 표 상무는 "지점이 없는 것은 키움증권의 사업 모델 자체"라며 "오히려 비대면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키움증권은 비대면 법인영업 전문 인력을 영입해 조직을 꾸렸고 기존 법인영업 조직과 협업 체계도 구축했다. 향후에는 단순 알림톡을 넘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상담 채널도 마련할 계획이다. 근로자가 직접 회사에 키움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해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개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장기 운용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 수익을 연금 계좌로 자동 이전하는 '수익모아연금', 분배금과 이자를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이자배당투자' 기능을 도입했다. 이용자 간 투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형 서비스 '연금크루'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초기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표 상무는 "지금은 계절적으로 퇴직연금 비수기지만 신규 계좌 개설과 실물이전을 통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고객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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