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부채비율 낮추고 주가 올리고…트리니티항공 '생존 안간힘'
김정희 기자
2026-06-24 08:00:00
영구채로 재무지표 개선·주식병합으로 동전주 탈출…고부채·비용 부담은 여전
이 기사는 2026-06-23 09: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리니티항공 주요 재무 상태 김정희.jpg
트리니티항공 주요 재무 상태.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이 최대주주 소노인터내셔널을 상대로 11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며 자금 수혈에 나선다.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면 20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이 1000% 안팎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5대1 주식병합도 추진해 재무지표와 주가를 동시에 손보기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적과 현금창출력 회복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이번 조치가 시간을 버는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11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발행 물량 전액을 인수한다. 만기는 30년, 표면금리는 연 6%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 부담은 66억원이다. 다만 이자 지급 방식과 유예 조건, 조기상환권, 금리 상향 조정 조건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영구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회사에는 11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동시에 장부상 자본총계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965억원인 자본총계는 영구채가 전액 자본으로 반영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약 2065억원으로 확대된다. 같은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159%에서 약 1011%로 낮아지고, 자기자본비율은 4%대에서 9%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영구채 반영 이후에도 부채가 자본의 10배를 웃도는 만큼 재무구조가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달금 전액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유류비와 임차료, 인건비 등 일상적인 운항 비용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비용은 5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4834억원보다 22.5% 증가했다. 1년 새 늘어난 비용은 약 1088억원으로 이번 영구채 조달액과 비슷한 규모다. 연료비는 지난해 1분기 161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00억원으로 184억원 증가했다. 임차료는 697억원에서 915억원으로 218억원 늘었고,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도 308억원에서 434억원으로 126억원 증가했다. 운항 확대와 기재 도입에 따라 유류비와 리스 관련 비용이 함께 늘어난 모습이다.


트리니티항공은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도 결정했다. 병합이 완료되면 주당 액면가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높아지고, 발행주식 수는 4억1296만9485주에서 8259만3897주로 줄어든다. 목적은 적정 유통주식 수 유지다. 저가주 이미지 탈피와 주가 안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리니티항공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1000원을 밑돌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다음 달부터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시행하는 점도 주식 병합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는 이번 트리니티항공의 조치가 본질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구채를 자본으로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지지만, 여전히 1000%를 웃도는 고부채 구조가 이어지는 데다 향후 운영비 부담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B737-8 10대와 A330-900 6대 등 총 16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신규 기재 도입은 노선 확대와 매출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지만 임차료와 감가상각비, 정비비 등 고정비 증가도 수반한다.


국제유가와 환율도 부담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서 국제유가는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배럴당 70달러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트리니티항공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환율이 10% 변동할 경우 세후손익이 약 744억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 회복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영구채 발행과 주식병합이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 생존을 위한 임시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영구채로 조달한 자금은 전반적인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자 지급 유예와 조기상환 등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리니티항공. (제공=티웨이항공)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