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탑스의 자사주 교환사채(EB) 콜옵션 구조가 논란이 되면서 자사주 대상 EB에 부여된 발행사 콜옵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최근 발행된 자사주 EB 사례를 점검하고, 발행사와 투자자 간 이해관계 속에서 해당 조건이 어떻게 설계됐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교환권·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결합된 손익 구조를 분석해 이들 조건이 시장에 보내는 신호와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인텍플러스’가 지난해 말 보유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발행한 교환사채(EB)에 전량 콜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탑스 사례를 계기로 자사주 EB에 부여된 발행사 콜옵션이 투자자의 상방 수익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인텍플러스 역시 교환가액의 130%를 기준으로 한 콜옵션을 설정했다. 다만 투자자의 교환청구권이 발행사 콜옵션보다 약 1년 먼저 행사되는 구조여서 인탑스 사례와는 손익 구조에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약 106억원 규모의 제5회 사모 EB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기존 전환사채(CB) 조기상환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교환대상은 회사가 보유하던 자기주식 66만1773주 전량으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5.1%에 해당한다.
해당 EB에는 발행사 콜옵션이 부가됐다. 보통주 종가가 10거래일 연속 교환가액의 130%를 초과할 경우 회사가 EB 전부를 매입할 수 있는 구조다. 교환가액은 주당 1만6047원으로, 콜옵션 기준선은 약 2만861원이다. 130% 콜옵션이 부여됐다는 점에서는 인탑스 사례와 유사하지만, 권리 행사 시점은 다르게 설계됐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교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발행사의 콜옵션 행사는 올해 11월부터 가능하다. 투자자에게 약 1년 먼저 교환청구 기회가 주어지는 구조다.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투자자가 먼저 교환권을 행사하면 발행사가 콜옵션을 통해 이를 회수할 수 없는 기간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는 투자자의 상방 수익 기회를 일정 기간 보장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현재까지는 콜옵션이 주가 흐름을 제약한 정황도 뚜렷하지 않다. 인텍플러스 주가는 최근 4만원 안팎까지 올라 교환가액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콜옵션 기준선을 크게 웃돌았지만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하기 전 투자자들의 교환청구권이 먼저 열리면서 일부 투자자는 이미 교환권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탑스 논란의 핵심은 주가가 교환가액의 130%를 넘는 구간에서 발행사 콜옵션이 투자자의 기대수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반면 인텍플러스는 투자자의 교환청구권이 먼저 개시되는 구조여서 동일한 130% 콜옵션이라도 투자자와 발행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게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EB는 자금조달뿐 아니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상윤 대표의 단독 지분율은 6%대에 그치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도 13%대 수준이다. 최대주주 측 지배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신주 발행형 자금조달을 택했다면 기존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자사주 EB는 이 같은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조달수단이다. CB처럼 신주를 새로 발행하지 않아 발행주식총수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이미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텍플러스는 기존 CB 조기상환에 대응하면서 최대주주 측 지분 희석 부담도 최소화한 셈이다.
다만 자사주 EB는 신주 발행이 없더라도 실질적인 의결권 구도에는 영향을 미친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 의결권이 없지만, EB 투자자가 교환권을 행사해 주식을 취득하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따라서 교환대상 자사주가 모두 외부 투자자에게 이전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변하지 않더라도 의결권 기준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지분율 희석 없는 자금조달의 이면에 지배력 희석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EB에 콜옵션이 붙었다고 모두 같은 구조로 볼 수는 없다”며 “투자자의 교환청구권이 먼저 열려 있는지, 발행사 콜옵션이 곧바로 투자자 상방을 제한하는지에 따라 투자상품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텍플러스 측은 공시된 내용 외에는 별다른 입장은 전하지 않았다.
한편, 인텍플러스는 1995년 설립된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검사장비 업체로,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900억원대 수준이며, 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 중반까지 올라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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