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중앙미디어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 문을 두드리면서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의 '극장 빅딜'도 좌초 위기에 몰렸다. 양사는 지난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지만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메가박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딜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미디어그룹 5개 계열사는 이달 1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도 대상에 포함됐다. 메가박스중앙은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며 재무 부담이 누적된 데다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면서 독자 생존보다는 회생절차를 선택하게 됐다.
메가박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지난해부터 추진돼 온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계획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양사는 지난해 5월 합병을 전제로 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합작법인 설립과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외부 투자 유치를 연계한 이른바 '극장 빅딜'을 추진해왔다.
다만 공정위 심사가 장기화된 데다 합병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까지 겹치며 절차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롯데 측은 롯데컬처웍스가 메가박스를 흡수하는 방안을, 메가박스 측은 합작법인 지분을 양측이 동일하게 나누는 구조를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약 4000억원 규모로 거론됐던 외부투자 유치마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합병 작업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극장 산업이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데다 OTT 확산, 제작비 상승, 흥행 편차 확대 등으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 모두 재무부담이 큰 상황이었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신규 투자금이 성장 투자보다는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메가박스중앙의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1966억원, 부채비율은 2211.9%에 달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같은 기간 결손금이 8220억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1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여기에 이번 메가박스의 회생 신청은 결정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양사 합병이 사실상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가 유효한 만큼 형식적으로는 협상을 이어갈 여지가 남아 있지만 회생절차 돌입으로 메가박스의 재무상태와 채무구조, 기업가치가 새롭게 평가될 수밖에 없게 된 탓이다.
약 4000억원 규모로 거론됐던 외부투자 유치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당초 구상했던 합작법인 설립 및 투자 유치 중심의 합병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메가박스의 회생절차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이 추진될 경우 롯데시네마가 인수 후보로 참여하는 방안 역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컬처웍스도 재무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다 추가 자본 투입 부담과 회생기업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는 예상이다.
물론 제3의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가 메가박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산업이 OTT 확산과 관객 감소 등으로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데다 메가박스의 누적 손실과 고정비 부담까지 감안하면 투자 매력도는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규 투자자가 등장하더라도 회생계획에 따라 일부 우량 상영관이나 자산만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양해각서(MOU)는 합병을 위한 논의 기간을 정한 것으로 현재 조정 기간이 연장돼 이달 30일까지 유효한 상태"라며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메가박스와의 합병 논의 역시 이달 말까지는 계속되겠지만 이후 작업이 가능할지는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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