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와 자회사 디지털프론티어가 올 들어 6개월여 만에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주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범용 D램·낸드플래시 투자까지 확대하면서 검사장비 발주가 잇따르는 만큼 하반기에도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아이가 공시한 올해 수주 내역을 살펴보면 디지털프론티어는 1월29일 SK하이닉스로부터 HBM4 웨이퍼 번인 테스터 998억원 계약을 따냈으며, 3월27일에도 같은 품목으로 963억원을 추가 수주했다.
디아이도 3월4일 삼성전자와 DDR5용 차세대 번인 테스터 및 낸드용 고속 번인 테스터 96억원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 9일에는 삼성전자 국내법인과 중국 소주법인 각각에 패키지 검사장비를 납품하는 계약 2건(725억원·210억원)을 동시에 공시했다.
두 회사가 반년 남짓한 시기에 올린 수주액은 총 2990억원에 달한다. 수주 내역에서 두드러지는 건 디아이와 디지털프론티어의 역할 분담이다.
우선 디아이는 패키지 공정을 마친 D램과 낸드 칩에 고온·고전압 스트레스를 가해 불량 가능성을 가려내는 패키지 번인 테스터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에 공급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램 패키지 번인 테스터에서 각각 1차 벤더 지위를 확보했고, 낸드 고속 번인 테스터에서는 두 곳 모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디지털프론티어는 웨이퍼 단계에서 칩 신뢰성을 검증하는 웨이퍼 번인 테스터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2017년 낸드 웨이퍼 테스터 국산화를 시작으로 D램, HBM3E를 거쳐 지난해 10월 HBM4 퀄리피케이션까지 통과하며 올해 3월부터 본격 납품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프론티어는 사실상 SK하이닉스, 본사인 디아이는 삼성전자 위주"라며 "특히 HBM4 장비는 단가부터 다르기 때문에 규모와 수익성 모두 디지털프론티어가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잔고도 빠르게 불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반도체 검사장비 1990억원, 검사보드 254억원 등 총 23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1% 늘었다. 이 물량은 모두 올해 안에 매출로 전환될 예정이다.
생산 여력도 미리 갖췄다. 디아이는 지난해 경기 화성 동탄 사업장을 정비했고, 디지털프론티어도 신규 공장을 매입해 캐파를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디아이 관계자는 "양쪽 모두 캐파는 충분하고 기존 수주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디아이와 디지털프론티어의 수주 곳간이 하반기에도 더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캐파를 지속 확대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D램과 낸드 전반에 걸쳐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동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에서 "디지털프론티어의 HBM 웨이퍼 테스트 장비 공급 대수가 올해 180대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디아이와 디지털프론티어 합산 장비 공급 대수는 지난해 282대에서 올해 400대 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도 "하반기 물량에 따라 납품 대수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디아이는 비메모리 로직 번인 테스터와 반도체 검사보드를 이미 중화권 반도체 후공정 외주업체(OSAT)에 공급 중이다. 디지털프론티어는 웨이퍼 테스터를 중국 메모리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디아이 관계자는 "중국을 뚫으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나 지금은 기존 고객사 쪽 물량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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