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초호황 덕분에 핵심 제품인 검사장비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00억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디아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057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7.5%, 146.9%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률도 4.6%에서 17.9%로 치솟았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성적표였다.
이 같은 흐름은 연간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디아이의 올해 연간 매출은 5894억원, 영업이익은 96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매출 4323억원, 영업이익 365억원과 비교해 각각 36.3%, 164.7% 급증한 수준이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디아이의 장밋빛 실적이 점쳐지는 이유는 본사와 자회사 디지털프론티어가 동시에 성장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디지털프론티어는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검사장비를 공급하고, 본사는 삼성전자에 D램과 낸드플래시 패키지 검사장비를 납품한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양강을 각각 전담하는 투트랙 체제 덕분에 업황 호조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디지털프론티어의 무게감이 더 크다. 지난해 디지털프론티어 매출은 2467억원으로 디아이 연결 매출(4323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전년(776억원)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40억원에서 276억원으로 일곱 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디지털프론티어는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HBM4 웨이퍼 테스터 퀄테스트를 통과하며 올해 초부터 본격 납품에 들어갔다. HBM4 웨이퍼 테스터는 전작인 HBM3E 대비 단가와 원가 구조 모두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디아이 본사도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에 맞춰 올해 패키지 검사장비 수주가 크게 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16.4%까지 오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업황 자체도 우호적이다. 디아이는 사업보고서에서 "최근 전방 시장에서 D램과 HBM, 낸드까지 검사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39%로 대폭 올렸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낸 리포트에서 "디아이가 국내 메모리 양사를 고객으로 두고 80% 이상의 독점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2사의 투자 규모는 2년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성장과 함께 주주환원 의지도 강해지고 있다. 디아이는 12년 연속 현금 배당을 이어왔으며, 2025년도 결산 배당금은 주당 100원에서 25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렸다.
지난 3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통해 '배당 성향 25% 이상 유지', '전년 대비 배당금 10% 이상 증액',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을 공식화했다. 잔여 자기주식 52만여주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소각할 방침이다.
디아이 관계자는 "실적 성장의 주된 요인은 디지털프론티어의 HBM 검사장비 대규모 공급과 디아이 본사의 패키지 검사장비 수주 증가 두 가지"라며 "수요 예측은 고객사 쪽에 많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배당에 대해서는 "배당 성향을 높게 가져가려는 기조가 있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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