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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축구 사랑'…제주SK 후원 나선 하이닉스
송한석 기자
2026-06-18 07:00:00
업황 악화 겪는 SK에너지 대신 후원 축 확대…하이닉스, 제주SK 새 스폰서로 등장
이 기사는 2026-06-17 16:45:1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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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및 SK하이닉스 최근 실적.(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프로축구단 ‘제주SK’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나섰다. 전통적으로 구단 지원을 주도해 온 SK에너지와 더불어 그룹 내 최대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후원 체계를 구축하며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구단의 강등 위기 순간을 숙소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응원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남다른 축구 사랑과 함께 최근 그룹 내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존재감이 스포츠단 운영 체계에까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제주SK와 후원 계약을 맺고 공식 스폰서십을 시작했다. 후원은 상당한 규모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제주SK의 원정 유니폼 메인 자리에는 SK하이닉스의 로고가 새겨졌다. 전통적으로 SK에너지의 지원을 받아온 제주SK에 그룹 내 가장 중량감 있는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지원군으로 등판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지난 2010년대 초반 이후로는 SK하이닉스의 첫 후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전면 등판이 기존 후원을 전담하던 SK에너지의 급격한 실적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후원금은 구단 운영 재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제주SK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9조28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금액이다. 마진 악화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영업손실은 1717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2024년을 봐도 5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86.9% 감소한 성적표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2023년 영업손실 7조7303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47조2063억원까지 실적을 경이적으로 끌어올렸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SK에너지의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그룹의 새로운 중추가 된 SK하이닉스가 구단 재정 기반 확대에 힘을 보냈다는 관측이다.

특히 올해 들어 SK에너지는 1조283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는 이란-미국간 지정학적 분쟁 리스크에 따른 래깅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래깅효과와 재고 관련 이익은 회계 장부상 숫자로 향후 유가 하락 시 줄어들거나 소멸할 수 있는 일시적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중 60%(7800억원 가량)이 재고 관련 이익이다. SK에너지 적자 전환과 SK하이닉스 후원 참여 시기가 맞물리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그룹 내 지원 구조 변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SK에너지는 ‘지원 역할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아 하이닉스가 후원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하이닉스 측에서도 브랜드 노출 등 내수 광고에 대한 필요성을 여러모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고 정유사는 사실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많이 하지 않는다”라며 “하이닉스는 제주SK 외에도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른 광고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전격적인 지원 배경에는 제주SK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깊은 애정과 관심도 큰 몫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해 12월7일 열린 제주SK와 수원 삼성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최 회장의 행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최 회장은 다음날 열리는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위해 제주도에 체류 중이었다. 당시 제주SK 고위 관계자가 최 회장을 경기장에 직접 초대하고자 했으나 최 회장은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고 전해진다. 최 회장은 구단 관계자에게 “내가 가면 질 것 같다”며 경기장 대신 숙소에서 TV 중계를 시청하며 응원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구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팀의 생존을 간절히 바란 최 회장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의 제주SK 지원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5월부터 제주SK 홈 경기장 A보드 등에 스폰서십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월드컵 기간이라 K리그 경기가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리그가 재개된다면 추가적인 광고와 스폰서십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단기적인 성과나 유행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는 SK그룹 고유의 ‘스포츠 경영’ DNA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SK 스포츠 지원의 뿌리는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며 인재 육성을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 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철학에 닿아 있다. 이 철학은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져 엘리트 선수의 단발성 메달보다 종목의 훈련 시스템과 저변 확대에 투자하는 상시 지원 체계로 진화했다.


SK는 지난 2021년 국내 최고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단을 매각하면서도 관중 수입과 중계권이 제한적이어서 상시 적자가 불가피한 핸드볼협회장 직함은 유지하며 ‘수익성’이 아닌 ‘지속성’을 택한 바 있다. 최 회장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아 15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전용 경기장 건립 및 해체 위기의 실업팀들을 계열사를 통해 인수하며 종목 생태계를 지켜왔다.


현재 대한핸드볼협회장직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자연스럽게 승계됐다. 곽 사장이 이끄는 SK하이닉스가 핸드볼에 이어 지난해부터 제주SK의 메인 후원사로 참여하게 된 배경 역시 개인의 관심을 넘어 그룹 차원의 정교한 ‘ESG형 스포츠 구조’를 완성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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