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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레버리지 흥행의 경고음
김광미 기자
2026-06-16 08:25:00
하이닉스 8% 하락에도 한투운용 레버리지 30% 급등…LP 공백에 투자자 보호 미흡
이 기사는 2026-06-15 08:44:1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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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지난주 주식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8% 급락했는데, 이를 2배로 추종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오히려 30% 급등했다. 레버리지 상품이라면 통상 16%가량 하락하는 것이 맞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결국 다음 날 해당 ETF 가격은 개장 직후 30% 넘게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은 89%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가 괴리율 1%만 넘어도 공시하도록 하는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거래소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여러 악재가 동시에 겹친 결과로 본다. 장 종료 전 동시호가 시간인 오후 3시20분부터 30분 사이 SK하이닉스 변동성이 커지며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고, 종가 관여를 막기 위한 랜덤엔드(Random End, 임의종료) 제도까지 적용되면서 장 마감은 오후 3시30분이 아닌 3시32분으로 연장됐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ETF 유동성공급자(LP)는 가격이 NAV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호가 시간에는 호가 제시 의무가 없다.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LP는 기존 장 마감 시각인 오후 3시30분에 호가를 철회했다. 장이 연장됐지만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은 사실상 멈췄고, 시장가 매수 주문이 유입되면서 결국 3만원대 호가까지 연쇄적으로 체결됐다.


현행 제도상 LP에 동시호가 시간까지 호가 제시 의무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조성 비용과 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사태를 단순히 제도의 공백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LP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시장을 방치했고, 운용사 역시 장 마감까지 상품을 끝까지 점검하며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특히 5개 LP가 모두 호가를 철회한 긴박한 상황에서 누구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살피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제도적 허점 위에 증권사와 운용사의 자율적인 투자자 보호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시장 분위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출시 보름 만에 개인 순매수 규모만 8조1589억원을 기록했고 기관 자금까지 몰렸다. 출시한 지 겨우 일주일, 그것도 10억원대 체결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과열된 투자 심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업계가 더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이번 사고는 특정 운용사의 실수가 아니라 변동성이 큰 ETF 시장에 과도한 투기 수요가 몰릴 경우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라는 것이다.


이번 단일종목 상품을 내놓은 한 운용사 운용역의 말도 곱씹어볼 만하다. 그는 "레버리지가 나오고 포모(FOMO)가 심리적으로 폭발한 상황이어서 국가적인 도박장 수준인 것 같다"며 "이처럼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정말 이번 사고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과열된 시장이 보내는 경고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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