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커버드콜 ETF 시장은 처참한 실패를 기반으로 설계 구조를 보강하고 있다. 안정적 월 분배금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지만 올 들어 코스피 상승장에서 예상치 못한 약점을 드러냈는데 이는 보유 자산과 매도하는 옵션 지수가 엇갈리는 미스매칭 구조가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같은 커버드콜 ETF라도 상품 설계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리자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59개이지만 최근 한 달 기준 국내 기업을 담은 커버드콜 ETF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5개에 불과했다. 수익률 상품은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3.96%)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2.15%) ▲FOCUS AI반도체위클리고정커버드콜(1.1%) ▲SOL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1.09%)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1.09%) 등이다.
같은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했음에도 성과는 크게 엇갈렸다. 차이를 만든 것은 분배율이 아니라 상품 구조였다. 수익을 낸 상품들의 공통점은 코스피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편입했거나, 보유 자산과 연동성이 높은 옵션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반면 두 종목 비중이 낮거나 아예 담지 않은 채 코스피 200 등 지수 옵션을 매도하는 미스매치 구조의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냈다. 주도주 상승에 따른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데다 옵션 매도로 인한 수익 상한은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시장 변화는 운용사들의 상품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액티브 전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4월 상장한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편입 종목으로 담고 있다. 여기에 상승장에서는 옵션 매도 비중을 줄여 기초자산 상승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액티브 전략을 적용했다. 패시브 방식의 한계를 운용 역량으로 보완한 셈이다.
편입 종목 자체를 재설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일 상장한 ACE 고배당주Plus커버드콜액티브 ETF가 대표적이다. 기존 고배당 커버드콜 ETF들이 배당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것과 달리, 해당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적극 편입했다. 지난 13일 기준 삼성전자 비중은 10.03%, SK하이닉스는 9.65%다. 동시에 코스피200 위클리옵션을 매도하는 구조를 적용해 기초자산과 옵션 간 괴리를 최소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커버드콜 ETF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시장당시 높은 분배율 경쟁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초자산과 옵션 간 조화와 상승장 참여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커버드콜 ETF 시장은 이번 상승장에서 적지 않은 수업료를 치렀다. 높은 분배율을 앞세운 미스매칭 구조가 시장 환경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의 관심도 단순히 분배율을 높이는 데서 벗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안정적인 인컴 수익과 자본차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 설계 역량이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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