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12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에 들어서자 붉은색 외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외벽 한편에는 신라면 모델인 걸그룹 에스파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고 건물 곳곳에는 신라면을 상징하는 붉은색이 가득했다. 젊은 세대의 '핫플레이스'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른 성수동 한복판에 농심이 '신라면분식' 팝업스토어를 4일 뒤 정식 오픈한다.
신라면분식은 농심이 페루, 베트남, 일본,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운영 중인 신라면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한국인에게 라면은 분식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만큼 농심은 공간 이름을 '신라면분식'으로 정했다. 올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신라면분식은 스테이지 엑스 성수에서 오는 16일부터 11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운영될 예정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신라면 마스코트 '신(SHIN)'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내부 역시 붉은색을 중심으로 꾸며져 신라면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신라면분식 성수점은 1·2층을 합쳐 약 120평 규모로 조성됐다.
매장 1층 판매존에서는 매주 금요일 안성 공장에서 직송되는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이른바 '갓 만든 라면'을 판매한다. 방문객이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굿즈를 비롯해 신라면 스페셜 에디션 세트, 티셔츠, 우산 등 신라면 IP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본격적인 신라면 체험은 2층에서 시작된다. '내가 만드는 라면' 코너에서는 면과 스프, 별첨 등 총 17개의 선택지를 조합해 나만의 신라면을 만들 수 있다. 패키지에는 자신의 사진도 넣을 수 있어 기념품 역할도 한다.
'함께 만드는 라면' 코너는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SHIN 키친'에서는 농심 연구원이 개발한 메뉴와 SNS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를 활용한 신라면 볶음밥, 신라면 아부라소바 등을 맛볼 수 있다. 'SHIN 월드'에서는 즉석 조리기를 이용해 신라면 똠얌, 순라면 등 해외 수출용 제품까지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신라면분식 성수는 해외 각국에서 운영 중인 신라면분식의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놓은 공간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며 가장 눈에 띈 것은 곳곳에 배치된 외국어 안내문이었다. 제품 설명부터 체험 안내까지 모두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표기돼 있었다.
조인환 농심 마케팅팀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에 들어왔을 때 경험하면 더 기억에 남지 않겠냐"며 "특히 방한 외국인을 겨냥한 팝업 스토어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외국어와 표기돼 있고 각 나라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태프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농심이 방한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신라면의 국내 위상과 확장된 제품 세계관이다.
조 팀장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임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주고 싶다"며 널리 알려진 매운맛뿐 아니라 비국물 볶음면 등 다양화되고 있는 라인업도 함께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성수점 방문객 수를 평일 1000명, 주말 1500~2000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 비중 목표는 절반 이상이다.
현장에서 만난 농심 관계자들은 해외 확장 계획도 시사했다. 조 팀장은 "올해 연말 안에 중국에 팝업스토어나 정식 매장 형태로 출점할 예정"이라며 "향후 다양한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상설 매장 전환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라면분식은 단순한 브랜드 체험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라면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해외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신라면분식 성수점은 해외에서 신라면을 접한 소비자들이 한국 여행 중 다시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만들어 글로벌 팬덤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지난달 열린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넘버원 라면이 되겠다는 꿈을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서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성수동을 찾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신라면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반영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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