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부광약품이 신약개발을 통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투자해 온 자회사 두 곳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최근 '재규어 테라퓨틱스(재규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프로텍트 테라퓨틱스(프로텍트)'는 청산 절차를 밟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나마 또 다른 자회사인 '콘테라파마'가 신규 물질 임상 1상 성공과 리보핵산(RNA) 플랫폼 기술수출로 구색을 맞추고 있다. 다만 콘테라파마 역시 신약개발 실패로 많은 비용을 소모시켰던 만큼 부광약품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한 재정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10여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만들어왔다. 그 시작은 2014년 덴마크 콘테라파마에 처음으로 34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모두 확보한 것이었다.
부광약품은 2019년 싱가포르 파트너사 아슬란파마와 합작해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재규어를 설립했다. 이후 2024년 아슬란파마가 청산되면서 회사가 보유한 재규어 주식을 추가로 인수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부광약품은 또한 신경퇴행 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이스라엘 프로텍트에 2019년 최초 투자를 단행했으며 4년 뒤인 2023년 1월 해당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콘테라파마 및 재규어, 프로텍트 등에 대한 부광약품의 지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각각 100%와 75.02%, 96.53% 규모다.
문제는 과감하게 지분을 사들인 이들 자회사들의 성과가 아직 미미하다는 점이다. 이 중 재규어는 2025년 말 기준 자산(8600만원)과 부채(14억4200만원) 등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억55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설립 이후 시도한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 기반 경구용 면역항암제 개발 부진으로 사업 성과없이 줄곧 자금만 소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시기 부광약품은 재규어에 대한 회계 재평가를 통해 무형자산과 투자 지분, 대여금 등을 일괄 손실 처리했다. 그 규모는 총 55억9400만원이었다. 부광약품 측은 "재규어의 R&D 사업이 종료됐으며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고려한 선제적 재무 정비 작업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프로텍트의 사정은 더 만만치 않다. 현재 회사의 연구개발(R&D) 사업이 중단되는 것을 넘어 청산 절차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텍트가 발굴한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 비임상 단계에서 효능이 미비해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고 역시 자금만 투입된 상태로 파악된다.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는 자회사는 주력 물질의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혔던 콘테라파마였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2024년 개발하던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의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그 여파로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의 33%(395억원)를 연구개발비로 썼던 부광약품은 직격탄이 불가피했다.
다만 콘테라파마는 작년 JM-010과 같은 적응증 대상 후속 개량신약 후보물질 'CP-012'의 임상 1상에 성공하며 반등을 시도 중이다. 무엇보다 올해 3월 발표된 덴마크 룬드벡의 '2025년 연례보고서'에서 콘테라파마와 협업한 리보핵산(RNA) 플랫폼 관련 연구가 주요 성과로 언급됐다. 지난해 콘테라파마 매출로 잡힌 107억원도 해당 플랫폼 기술수출로 인한 선급금으로 파악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유효성 임상을 진행했던 JM-010이 부각돼서 플랫폼에 대한 외부 노출이 적었다"며 "지난 12년간 콘테라파마에 약 1200억원을 투자했고 신약개발과는 별개로 2021년부터 RNA 플랫폼 개발을 진행한 부분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콘테라파마의 일부 성과가 그간 소모한 투자금 대비 미미한 수준이며 재규어나 프로텐트 등 오픈 이노베이션 실패 사례를 극복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지분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미진한 사업이나 자회사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제한된 자금으로 세계 각지에서 사업성이 있는 물질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더 면밀한 검토를 통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성공 사례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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