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으며 체급을 키운 에어제타(옛 에어인천)가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수 효과로 외형과 수익성은 1년 만에 대폭 개선됐지만, 올해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유가 변동성이 수익성 변수로 떠올랐다.
에어제타는 여객사업 없이 항공화물 운송에 집중하는 구조상 화물 운임과 적재율, 유류할증료 전가력에 실적이 좌우된다. 여객항공사가 항공권 가격과 부가수익 등을 통해 유가 부담을 일부 분산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화물항공사는 유가 변동이 운항 비용과 수익성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운용 중인 화물기가 기령 20년을 넘어 노후화됐다는 점도 고유가 국면에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 아시아나 품고 흑자 전환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제타는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 6632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실현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85%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실적(매출 297억원, 영업손실 121억원)과 비교해도 체급 변화는 뚜렷하다.
에어제타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소형 화물기 B737-800 4대뿐이었던 에어제타의 운용 항공기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11대가 더해지며 15대로 늘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에 집중됐던 노선도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로 확대됐다.
물동량도 크게 늘었다. 에어제타가 2024년 실어 나른 화물량은 3만9929t에 그쳤지만, 2025년에는 22만2588t으로 5.5배 증가했다. 에어제타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2025년 8월 아시아나 화물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 규모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에어제타는 2024년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4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25년 6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총계를 6533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부채비율도 2025년 초 807% 수준에서 동년 말 83.2%로 낮아졌다.
◆ 커진 몸집, 수익성 지속은 별개
시장에서는 에어제타가 올해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실적이 8~12월분만 반영됐기 때문에, 편입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올해 매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수익성 지속 여부는 별개다. 에어제타는 여객사업 없이 항공화물 운송에만 올인하는 구조여서 글로벌 경기와 화물 운임에 실적이 직격탄을 맞는다. 여객항공사가 여객 수요 회복기에 항공권 가격을 올리거나 기내 면세품 등 부가수익으로 유가 부담을 분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류할증료로 항공유 상승분을 화주에게 전가할 수 있지만, 리드타임(시차)이 존재해 유가 급등기의 비용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는 어렵다.
국제유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이달 8일 브렌트유 기준 94.25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31일 118달러와 비교하면 낮아졌지만, 항공사 비용 구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제타의 운항 규모도 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에어제타의 운항편수는 4193편, 화물량은 18만6306t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운항편수는 2904편, 화물량은 16만9773t 늘었다. 물량 증가는 외형 성장 요인이지만, 고유가 국면에서는 연료비 노출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우려되는 점은 노후화된 기재다. 올해 기준 에어제타가 운용 중인 항공기는 총 15대로, 평균 기령은 26.7년에 달한다. 항공업계에서는 기령이 높은 항공기일수록 신형기 대비 연료 효율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본다. 통상 노후 항공기는 신형 기종보다 연료 효율이 15~30%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제타가 운항 규모를 빠르게 키운 상황에서 기단 노후화까지 겹치면서, 고유가 국면의 비용 부담이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어제타 측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영업 쪽에 주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령이 오래된 항공기들은 향후 운항을 중단하고 새로운 기재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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