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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닫히는 환전소…신현송의 원화 국제화 희망
배지원 기자
2026-06-18 16:00:00
⑤ 거래시간 제한·역외시장 부재·WMR 미편입…한은 총재 등 외환시장 개선 본격화
이 기사는 2026-06-03 07:10:1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한국 자본시장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관문이다. 이제 완전히 다른 시장 환경이 기다린다.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장기 자금이 유입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기업들이 세계 투자자들의 기본 포트폴리오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구조가 열린다. 한국은 그동안 숙제를 하나씩 풀어왔다. 1인당 국민소득과 시장 규모는 이미 기준을 충족했고, 올해는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 구축,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개선 등 해외 투자자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6월 한국이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지정을 향해 어디까지 준비를 마쳤는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분야별로 짚어본다.

MSCI 로드맵 과제별 이행현황 (출처=재정경제부)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한국 외환시장이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적해온 원화 거래 구조의 한계를 손질하지 않고서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지정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은 경제 규모와 증시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MSCI는 매년 한국 시장 접근성 항목에서 외환시장 구조 문제를 핵심 제약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특히 원화 시장은 거래시간 제한, 역외시장 부재, 글로벌 기준 환율 체계 미편입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얻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은 오전 9시에 개장해 다음 날 새벽 2시에 마감한다. 한국시간 새벽 2시는 뉴욕 기준 오후 1시, 런던 기준 오후 6시다. 미국 금융시장의 핵심 거래 시간이 시작되는 시점에 원화 거래가 사실상 종료되는 셈이다.

달러·유로·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24시간 거래된다. 반면 원화는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하면 거래 자체가 어려워진다. 지난해부터 거래 마감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했지만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공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역외 원화시장이 없다는 것도 대표적인 문제다. 달러·유로·엔화는 해외 금융기관끼리 자국 통화를 직접 거래·결제할 수 있는 역외시장이 발달해 있다. 하지만 원화는 해외 금융기관 간 직접 결제 인프라가 제한적이다. 뉴욕의 자산운용사와 런던의 투자은행이 원화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결국 서울 외환시장이 열릴 때를 기다려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거래 자체가 추가적인 비용과 리스크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고, 환헤지 과정에서도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석 교수는 "원화는 외환시장에서 24시간 거래되지 않고 역외시장에서도 거래가 되지 않아, 선진국임에도 외환시장 환경은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은행은 IMF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로 원화 국제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는데, 신현송 신임 총재가 원화 국제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접근성을 높여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앞당길 수 있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준 환율 체계에서 원화가 제외돼 있다는 점도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통상 런던 오후 4시 기준 WM/Reuters 환율(WMR)을 활용해 보유 자산 가치를 달러 기준으로 환산한다. MSCI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지수 산출 과정에서도 해당 환율이 사용된다.


하지만 원화는 WMR 체계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투자 과정에서 별도의 환율 계산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한국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올해 1월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는 오는 7월 6일부터 외환시장을 사실상 24시간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국내 외환 중개회사의 시스템을 상시 운영 체계로 바꾸고, 야간 시간대에도 전자거래시스템(eFX)을 활용한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본격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역외 원화결제망 구축도 추진된다. 정부는 내년 9월 시범 운영을 목표로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활용해 직접 원화를 결제·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실상 원화에도 국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정식 시행 목표 시점은 2027년 1월이다.


WMR 편입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WMR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기준 환율 역할을 하는 만큼 원화가 해당 체계에 포함될 경우 시장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WMR 편입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측 판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까지 로드맵 이행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한다. 다만 정부 내부에서도 제도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해외 투자자들이 실제 거래 과정에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허 차관 역시 최근 회의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제도 개선이 실제 거래·결제 과정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시장 안착 필요성을 강조했다.


MSCI 역시 최근 평가에서 한국 외환시장에 대해 여전히 완전한 수준의 개방성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관찰국 지정에 실패했을 당시 MSCI는 "완전한 태환성과 성숙한 역내·역외 외환시장 구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외환 시장 문제 해결이 주요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영국 FTSE에서 한국은 이미 선진국으로 편입돼있다"며 "결국 원화 시장의 개방성과 거래 편의성을 얼마나 MSCI의 기준에 맞춰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찰국 지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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