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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상자산 결합에도…금가분리 걸림돌 어쩌나
전한울 기자
2026.05.22 09:13:09
주요 은행·증권사 주도 합종연횡 확대…대주주 지분 규제 등 과제 산재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17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형년(왼쪽부터) 두나무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5일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합종연횡 속 금가분리·대주주 규제 등 제도적 걸림돌이 업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금융권이 가상자산 부문을 새 수익원으로 낙점 중인 가운데, 관련 규제 유연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시장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과 내부통제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증권사가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를 본격 확대하면서 규제 유연화 요구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취득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코인원 지분 인수를 공동 추진 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2월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2%를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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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진입 확대에 규제 충돌 본격화


합종연횡 추이가 거세지면서 금융당국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변동성 등을 우려하며 전통 은행권 중심의 시장 재편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기조는 가상자산 혁신성 측면과 본격 충돌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쟁점에 대한 이견이 이어지면서 논의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당초 올 1분기 입법을 목표로 했지만, 6월 지방선거 등 정치권 이목이 한층 분산되면 올해도 제도화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 같은 상황 속 가상자산 거래 전반을 의심거래로 분류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하위규정 개정안 등이 도출됐다. 업계 신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가상자산-금융권 합종연횡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결합 과정에서 20~34% 수준의 대주주 지분 제한이 적용될 경우 양사 합병 계획은 사실상 원천 재검토가 불가피해진다. 두나무 창업진 합산지분만 20%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두나무 지분을 분리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 확정 사항은 전무한 상황이다.


당국이 사업·제도적 답보 상태를 장기간 방치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주요 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가상자산 분야에 협력 제스처를 취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새 먹거리로 가상자산 부문을 낙점 중인 만큼, 관련 제도·규제를 한층 유연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없지 않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금융·증권사가 두나무 지붕 아래 모일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금가분리 기조 자체가 도전을 받는 모양새다. 금가분리는 은행·증권사 등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회사간 지분투자 및 협업을 제한하는 원칙이다. 변동성 높은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행정지도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에서도 가상자산 친화적 사례가 한층 늘고 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달 14일 가상자산 법적 지위를 규정하는 '클래리티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실물자산으로 공식 인정한 셈이다.


미국 시장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법안 통과가 산업군에 미칠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클래리티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기존 7만달러 후반대에서 8만20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가상자산 대세론'과 '규제 유연화' 요구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이기에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선 현지 증권거래소·금융사가 글로벌 거래소 지분을 속속 인수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금융 전환 노력이 글로벌 차원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셈이다.


◆규제완화 요구 속 신중론 필요성도


한편에선 금융당국이 당장 규제를 유연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제기되는 변동성 문제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는 20일 기준 7만7000달러 선에서 횡보 중이다. 앞서 미국 클래리티 법안 통과 이후 8만2000달러대를 터치한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이 채 안돼 6%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거래소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거래소 주 수익원은 수수료 매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 전반이 둔화하면 거래소 실적 역시 크게 침체되는 구조다.


앞서 국내 1·2위 거래소를 운영 중인 두나무·빗썸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78%, 96%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사업·내부통제 투자 등과 직결돼 잠정적인 재무·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실제 최근 ▲두나무 해킹 사태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등 대규모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규제 필요성 역시 한층 대두된 상황이다.


아직 명문화 전인 '금가분리 규제'도 뜨거운 감자다. 시장에선 "해당 규제가 신산업 혁신을 저해한다"는 시장 목소리가 커지는 한편, 당국 내부에선 "금융시장 안정·건전성을 지켜낼 최후의 보루"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금융당국 내부에선 최근 하나은행-두나무의 새 지분 관계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하나은행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통해 두나무 지분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금가분리 규제에 적용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 같은 사유로 미래에셋그룹은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인수를 추진 중이다.


◆규제 기조 두고 복잡해진 당국 셈법


이처럼 가상자산 규제 기조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당국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규제 필요성과 유연화 요구 사이에서 깊은 고심을 이어갈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선 갑작스레 방향을 틀면 그동안 규제 방향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동안 당국 기조에 비춰볼 때 규제 방향을 당장 선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그렇다고 국내외로 거센 합종연횡 추이를 거스르자니 대대적인 여론 악화에 직면할 수도 있는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론 금융당국도 국내외 합종연횡 추이에 발맞춰 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전통 금융권에 새 성장동력이 요구돼온 만큼, 높은 성장성이 점쳐지는 가상자산 분야는 외면하기 어려운 신규 아이템"이라며 "선례로 자리잡은 미국, 일본 시장에서도 합종연횡 사례가 속속 이어지면서 규제 유연화가 재도약 여부를 판가름 짓는 키로 부상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가상자산 거래소는 인프라·라이선스부터 실명계좌 부문까지 다방면의 IT·규제 융합이 필요한 분야다. 시장 수요에 발맞춘 차세대 금융 전환을 위해선 양 산업의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의 신뢰성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이 더해진다면 가상자산 분야를 향한 해묵은 우려도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특히 가상자산 같은 혁신 산업군은 법적 명시 조항을 제외하곤 모든 활동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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