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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 인수, 현대가와 숙명적 연결
이솜이 기자
2025.07.25 07:30:18
② 범현대 계열 매출 절반 이상…시그마 자회사 편입시 의존도 더 커질듯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4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차량부품 전문기업 '시그마' 인수를 계기로 제조업 진출에 뛰어들며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1976년 현대종합상사로 출범한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되는 변화를 거친 뒤 2021년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 다각화'를 성장 비전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시그마를 미래 성장축으로 낙점한 배경과 '범현대가'라는 태생적 정체성이 앞으로 기업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두루 짚어본다.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 본사 전경. (출처=현대코퍼레이션)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코퍼레이션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 노선을 형성하고 나선지 10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범(凡)현대가'라는 색채는 오히려 짙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신성장동력 확보 일환으로 인수한 차량용 부품 제조 전문기업 시그마가 현대자동차그룹과 긴밀하게 연결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 설립 18년차 자동차 부품기업…사명·최대주주 격변사 '눈길'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그마는 2007년 설립된 시노스를 전신으로 두고 있다. 창업주는 현 우정훈 대표이사로 설립 이듬해인 2008년 현대·기아자동차 일반구매 협력사 등록을 계기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시그마는 차량용 무드램프 및 인테리어 부품 모듈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완성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핵심 공급처는 현대·기아차와 르노코리아, KG 모빌리티 등으로 국내외 부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주·아산·안성공장을 비롯해 인도와 중국에 램프 생산거점을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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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스 시절이었던 2013년 당시 증권업계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 정태욱 전 대표이사가 공동 대표로 취임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정 전 대표는 당시 시노스 지분을 직접 인수하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손에 넣기도 했다.


시그마는 2018년 지분구조 변동으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정태욱 전 대표는 같은 해 시그마이노베이션(옛 시그마코리아 유한회사)에 지분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시그마이노베이션은 같은 해 시그마 지분 59.48%(8만9217주)를 확보하며 단숨에 대주주로 올라섰다. 정 전 대표가 직전해까지 보유한 시그마 지분율은 30.02%(4만5035주)였다.  


이후 2019년 들어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고쳐 달고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섰다. 시그마는 2003년 미국 미시간주에 설립된 시그마 인터내셔널을 근간을 두고 있다. 시그마 인터내셔널은 제너럴모터스·포드 등을 핵심 공급사로 둔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창립자는 포드 출신 크리스토퍼 나이두다. 크리스토퍼 나이두 CEO는 국내 사업법인인 시그마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시그마 인수로 대차그룹 매출 의존도 증가 불가피


현대코퍼레이션 입장에서 시그마 인수는 범현대가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선택으로 남게 됐다. 시그마 사업 특성상 국내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대·기아차 매출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최근 2년새 시그마가 외형 성장 면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현대·기아차를 통한 안정적인 일감 확보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실제 시그마 연간 매출액은 3년 연속 1300억원 내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정체기에 놓여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170억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2년 만에 100억대벽이 무너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생산공장 설비 및 인력 재배치 등의 사업 요인이 실적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연스레 시그마 인수가 도리어 현대코퍼레이션의 범현대 계열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범현대 계열사 관련 거래가 현대코퍼레이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기아차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21% 수준을 차지했는데 시그마가 현대코퍼레이션 자회사로 편입되고 나면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코퍼레이션은 1976년 현대종합상사로 출범해 현대그룹 수출창구로 역할해왔다. 2003년 경영 악화로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위기를 겪었지만 200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현대코퍼레이션을 인수하며 범현대가로 다시 복귀했다. 정몽혁 회장이 수장직에 오른 시기는 이듬해로 현대코퍼레이션은 정 회장 취임과 동시에 현대그룹 지원을 디딤돌 삼아 재기를 노렸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뒤에도 범현대가의 지원은 꾸준히 이어졌다. 계열분리 직후인 2018년만 해도 범현대 계열 매출 비중은 70%를 넘어설 만큼 압도적이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현대코퍼레이션은 계열분리 시점 대비 석유화학 부문 신규 거래선 증가로 범현대계열(현대자동차그룹·HD현대그룹) 의존도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라며 "다만 2024년 기준 범현대 계열 매출이 총 매출의 60%를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긴밀한 영업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마 경영실적 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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