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성신양회의 배당 확대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성신양회는 2018년 첫 결산배당금을 지급한 이래 주기적으로 DPS(주당배당금)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전방산업인 건설업 불황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가 배당 여력이 되는 FCF(잉여현금흐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올해 배당 규모가 예년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오는 18일 주주들에게 지난해 결산배당금으로 주당 35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총 발행주식 2525만1718주 가운데 자사주 40만976주를 제외한 실배당 주식수는 2485만742주다. 때문에 배당금 총액은 87억원에 이른다. 2023년과 비교했을 때 실배당 주식수와 DPS 모두 변동이 생기지 않으면서 2년 연속 동일한 배당정책을 이어가게 됐다.

성신양회는 2018년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결산배당금을 지급한 이래 2~3년 주기로 배당금을 확대해 왔다. 2018년 150원으로 출발한 DPS는 2021년 200원으로 증액된 뒤 2023년에 350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2년 연속 DPS가 350원을 유지한 만큼 올해 4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주환원 확대보다는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멘트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가 성신양회의 현금흐름도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건설업이 침체되면서 성신양회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누적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가량 감소했다.

무엇보다 기업의 배당 여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FCF가 적자 터널에 빠져있다는 점도 주주환원 확대를 어렵게 보는 요인이다. 성신양회는 본업인 시멘트, 레미콘 등의 제조·판매를 통해 매년 수백억원의 현금을 벌어 들이고 있음에도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로 인해 CAPEX(캐펙스·자본적지출)가 늘면서 4년째 FCF가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FCF가 마이너스(-) 17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282억원 ▲2023년 –285억원 ▲2024년 –350억원을 거뒀다. 이 중 2023년만 보더라도 당해 OCF(영업활동현금흐름)인 621억원을 상회하는 906억원의 CAPEX가 발생했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빅5 중 FCF 적자를 기록한 곳은 성신양회가 유일하다. 쌍용C&E는 1000억원이 넘는 FCF를 남겼고 한일시멘트 716억원, 삼표시멘트 807억원, 아세아시멘트 396억원의 순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성신양회의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만큼 올해 DPS가 40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성신양회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이 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억원 증액돼 곳간에 여유는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운영자금 확보 등을 목적으로 금융사에서 차입을 늘린 영향으로 여윳돈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성신양회의 지난해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포함)은 전년 대비 183억원 늘었고, 장기차입금은 213억원 증가했다. 현금성자산 증액분과 일치한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회사가 영업이익을 내면서 이에 맞춰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해 왔다"며 "올해 결산배당금 수준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업황에 비춰봤을 때 규모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