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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급 신용등급 도돌이표…차입부담 '걸림돌'
이솜이 기자
2025.02.03 07:00:28
③ 2016년부터 BBB+ 신용등급 제자리…투자 재원 차입 조달 '부담'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9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모태기업인 ㈜한진이 올해로 창사 80주년을 맞는다. 사람 나이로 치면 여든이 된 한진에는 '해방둥이 기업'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다. 한진은 창업주 故조중훈 창업주가 1945년 '한진상사'를 세우며 첫 발을 뗐다. 이후 성장과 변화를 거쳐 육·해상운송 및 항만하역 등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올해는 한진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자 발표한 '비전 2025' 성과를 수확해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비전 2025로 달성한 목표와 미완성 과제들을 집중 점검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공=한진)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한진이 '비전 2025' 경영전략의 중점 추진 과제로 '신용도 상향'을 제시했지만 B등급대에서 제자리걸음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물류 인프라 투자 재원을 차입으로 충당해 재무부담이 높아진 점이 신용등급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한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BBB+/안정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BBB+는 투자 적격 등급에 해당하지만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한진이 경영목표를 완수하려면 최소 A-등급으로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한진은 '비전 2025'를 통해 12대 중점 추진 과제로 신용등급을 높여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비전 2025는 한진이 2021년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창립 8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의 경영 목표 및 사업 계획이 주요하게 담겨 있다.


특히 경쟁사들이 신용등급 A를 지키면서 대목이 한진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양상이다. CJ대한통운의 3대 신용사 평가등급은 'AA-/안정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한기평·나신평 2곳으로부터 'A/안정적'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AA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매우 낮아야 부여되는 등급이다. A등급은 상환 능력이 우수하나 사업 환경 변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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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이 B등급대로 내려앉은 데에는 한진해운 사태가 계기로 작용했다. 2016년 신용평가사들은 한진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한진그룹 계열사였던 한진해운이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면서 한진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당시 한진은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취득 및 자산 매입 등의 방식으로 한진해운을 간접 지원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한진의 차입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진의 차입금의존도는 50%로 집계됐다. 통상 차입의존도가 30%를 초과하면 기업이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떨어져 재무 상태가 위험하다고 간주된다. 총 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의존도 역시 45%에 달한다. 차입 항목에는 장·단기차입과 유동성 장기 차입금, 유동·비유동 리스부채 및 사채 등이 반영됐다.


실제 한진의 총차입 규모는 2022년을 기점으로 매년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진이 물류 인프라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을 차입으로 조달한 여파다. 주요 투자 사업으로는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구축 및 자동화 설비 도입, 인천공항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확장 프로젝트가 꼽힌다. 


한진이 A등급으로 올라서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기평의 경우 장기 신용등급 상향 변동 요인으로 ▲투자 성과 발현에 따른 손익구조 안정화 ▲총차입금 의존도 42.5% 이하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신평·나신평도 투자 안전성을 고려해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비율 3배 이상'을 등급 상향 조건으로 삼았다. 한신평과 나신평은 지난 9월 말 기준 한진의 EBITDA 이자보상비율을 각각 2.6배, 2.5배로 산출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택배 사업 수익성이 회복되는 추세로 하역 등 다른 부문들도 양호한 채산성(투입 비용 대비 거둘 수있는 수익의 정도)을 나타내면서 지난 9월말 누적 영업이익률은 4.5%를 기록했다"면서 "차입 및 금융비용 부담은 다소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계속된 물류인프라 투자로 2023년 말까지 순차입이 증가하는 등 업계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이 내재한다"며 "2021년 범일동 부지 매각과 2022년 토지 재평가 효과 등 연이은 자본확충에 힘입어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 168.9%·EBITDA 대비 순차입 비율 5.6배'라는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달성했지만 현금창출력 대비 금융비용 부담은 다소 높다"고 분석했다.


㈜한진 총차입금 현황. (그래픽=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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