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쿠쿠홈시스가 장기 저가렌탈 도입 이후 금융리스채권이 급증하면서 재무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동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영업이익률 등 주요 수익지표는 악화되면서 단기 유동성이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쿠쿠홈시스는 렌탈 제품군 확대로 수익성 강화에 나섰지만 현금흐름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매출 대비 1%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금융리스채권 증가로 매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기적인 성장 투자마저 제한된 것으로 해석된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총액이 3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 유동성과 직결되는 유동부채는 2772억원으로 34.5% 급증했다.

특히 금융리스채권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장기적인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렌탈사업서 장기 저가렌탈 서비스 비중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비유동 금융리스채권 규모가 9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급증하며 1조원에 다가섰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이 1조345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자산의 72.2%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3.8%로 전년 동기 대비 7.6% 포인트 상승했고 유동비율은 202.8%로 1.5% 포인트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아직 양호한 수준이지만 향후 금융리스채권이 불어나면 재무지표 둔화세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이 회사의 금융리스채권은 지난 5년간 ▲2020년 2579억원 ▲2021년 5037억원 ▲2022년 7524억원 ▲2023년 7668억원 ▲2024년 9712억원으로 연평균 43.3%나 증가했다. 

최근 중장기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리스채권이 늘어나고 일시불 사업으로 장기 수익을 단기 수익으로 땡겨오는 매출 비중도 70%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1%로 전년 동기 대비 1.8% 포인트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렌탈사업서 금융리스 도입은 소비자 선택폭을 다양화하고 기간별로 평탄한 수익을 유도할 수 있는 반면 재무 측면에선 투자 회수기간이 길고 매출도 한 기간에 쏠려 과대계상될 수 있어 장기적인 수익성을 둔화시킬 수 있는 맹점이 있다"며 "단순히 손익계산서로만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렌탈 계정 수와 현금흐름 추이를 계속 추적,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최근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여기기 품목을 확대해 렌탈계정 수를 늘리고 신제품을 출시해 일시불 매출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다. 

특히 신제품 출시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다각적인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하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 대비 1%를 한참 밑돌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이 같은 연구 부진은 장기렌탈 증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감소세를 나타내는 점과 무관치 않다. 렌탈사업은 초기 투자가 막대한 반면 회수 기간이 길어 사업 확장시 현금흐름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이에 대해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렌탈사업 특성상 매출 상승에 따라 금융리스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신용도 등을 지속 검토하며 렌탈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연구개발비는 추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발맞춰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