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연구개발(R&D) 강화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이 빛을 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현지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2023년에 취임한 이정애 대표는 LG생활건강 주요 사업부인 뷰티∙생활∙음료 부문장을 모두 역임한 인물이다. '후', '오휘' 등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는 업무를 도맡으며 회사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핵심 인재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화장품 사업부장을 역임할 당시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가치를 내세워 단일브랜드인 '후'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고객에게 실질적인 효능과 효과를 선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 일환으로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작년 R&D에 쓴 비용은 1657억원이다. 이는 앞선 2021년 1566억원, 2022년 1534억원 대비 각각 5.8%, 8% 늘어난 규모다. 올해도 3분기까지 1209억원을 쓰면서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 중이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2021년 2.5% 수준이었던 R&D 비중은 이듬해 3.0%로 0.5%포인트(p) 증가했고 이 대표가 취임한 해인 2023년에는 3.5%까지 올랐다. 올해 3분기까지 3.4%를 R&D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R&D에서 특히 제품성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이정애 대표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제품의 디자인과 같은 외부 요인에 집중하기 보다는 제품 성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화장품 부문에서만 성분이 다른 10개의 신제품을 출시했고 생활용품(HDB)부문과 기타부문에서도 각각 10개, 7개의 제품을 선보이며 성과를 냈다. 

이는 최근 LG생활건강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공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해외지역 누적 매출은 1조4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746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중국시장에서는 '더 후' 리브랜딩 효과로 전년대비 매출액이 약 9.9% 성장했다. 특히 '더 후' 브랜드를 찾는 백화점 신규고객도 작년 8월 말 대비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시장에서는 립세린 제품이 북미 최대 할인 행사인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주목 받으며 지난해 같은 행사 대비 매출액이 156% 확대됐다.

LG생활건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R&D 투자에 박차를 가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글로벌 매출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향후 2년 동안 대표 브랜드인 '더 후'를 라인별로 대대적 리브랜딩을 진행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북미 현지 뷰티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