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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의미가 사라진 미국
김호연 기자
2024.06.12 09:45:13
시장 내재화 압도적…우리도 자율성·자생력 확보 절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0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픽사베이)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강남구 역삼동 한복판에서 가깝게 지내는 취재원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인근의 카페로 옮겼다. 그간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던 그의 입에선 최근 미국 스타트업 시장의 동향 이야기가 나왔다.


그가 최근 참여한 미국 모처의 스타트업 컴퍼런스에서 스타트업 또는 프롭테크(부동산과 IT기술을 접목해 제공하는 혁신 서비스) 등 새로 창업한 기업임을 강조하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장의 동향과 관심사 개별 기업이 가진 사업 아이템을 선보이는 자리가 이어졌을 뿐이었다.


공교롭게도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 기업을 뜻하는 이 단어가 더 이상 미국에서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장이 과거 대비 크게 성장해 굳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취재원의 분석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의 참여자들이 신기술을 들고 나와 투자 및 협업을 논의하는 모습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나름 규모를 갖춘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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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야기를 듣고 국내 시장을 돌아보니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과 발전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 스타트업은 단지 창업 초기의 기업을 의미할 뿐 마땅한 기술력을 보유한 초기 기업이 아니어도 그 이름을 편하게 가져다 사용한다.


그러면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란 이름 아래 기념식과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시장 관계자를 끌어들인다. 매년 비슷한 이름의 행사가 열리지만 실제로 규모를 키우고 성장한 사례는 지원의 규모 대비 적은 것처럼 보인다. 


업계 상생과 협력 등을 위해 업계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뭉치고 결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기업과 개인이 하나 둘씩 모여 우산을 만들어주자 구성원들의 발전 속도는 더뎌지고 점점 단체의 힘에만 의존하는 기업이 생겨나는 듯하다. 


이러는 동안 미국은 스타트업이 자국 산업의 중심에 진입할 정도로 내재화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더 이상 스타트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연스럽게 발전, 정착했다. 


물론 미국 시장은 규모 자체가 워낙 큰 시장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 자본논리에 따라 투자와 협업을 반복하며 성장이 가능한 구조다.


그럼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상황은 아쉬움이 많다. 1990년대 벤처기업, 최근 스타트업으로 이어지는 투자시장의 변화는 정부와 협회의 지원에 기대면서 오히려 발전이 지제되는 느낌이다. 업계 스스로 자생할 경쟁력을 갖추는 데 보다 노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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