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이노텍이 지난해 내실 없는 외형 성장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매출처인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출하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20조6053억원의 매출과 83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7%나 급감한 금액이다. 순이익도 5652억원으로 같은 기간 42.3% 감소했다.

매출 증가는 아이폰15에 탑재될 카메라 모듈의 성능을 강화해 달라는 애플의 요구로 판매가격이 상승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방시장 부진과 함께 아이폰15의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제품 믹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은 탓에 수익성은 악화됐다. 아울러 미지센서 등 일부 카메라 모듈 부품 가격이 높아진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부가 카메라 모듈은 일정 갯수 이상 팔려야 영업이익이 확보되는데, 이번에는 아이폰15 부진으로 마진을 낼 만큼은 팔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도 "글로벌 소비경기 둔화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아이폰15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한편 이번 공시는 대규모 법인의 매출 및 손익구조가 전년대비 15% 이상 늘거나 줄었을 때 밝히도록 하는 의무에 따른 것이다. 이때 대규모 법인은 자산 2조원 이상인 법인을 의미한다. 정식 공시는 이달 25일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