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야놀자가 푸드테크 솔루션 사업(푸드테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다수의 자회사를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연계성이 떨어지는 해외 자회사들을 정리해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야놀자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해외 진출을 위해 설립한 구스토엑스(Gusto X)의 자회사 'KS링크'와 'KG키친'을 청산했다. 작년 말 야놀자는 'KS링크'와 'KG키친' 지분 전량을 보유하게 돼 종속기업으로 추가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정리한 셈이다. 이로써 야놀자가 보유한 싱가폴 현지 법인은 5개에서 3개(구스토엑스·초록마켓·진 글로벌)로 줄어들었다.

구스토엑스는 야놀자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해당 기업은 작년 6월 야놀자가 푸드테크 사업의 해외 확장을 위해 싱가포르의 식품유통기업 블루바스켓과 합작 설립한 회사다. 야놀자는 법인 설립을 위해 38억원을 출자했으며 이사 선임 권한을 과반 이상 보유하고 있어 구스토엑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푸드테크란 외식업소의 고객관리와 매장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줄서기 예약, 매장 관리와 고객 마케팅 등을 디지털로 전환해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앞서 야놀자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을 설립해 푸드테크 사업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는 먹고 마시는 부분에도 솔루션을 제공해 여행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겠다는 야놀자의 계획 하에 진행했다. 

구스토엑스는 야놀자가 푸드테크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다. 싱가포르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동남아시아의 환승 허브라는 이점 덕분에 사업을 뻗어나가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구스토엑스는 푸드테크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현지에 한국 음식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마켓블루'를 론칭했다.

KS링크와 KG키친은 구스토엑스가 개장한 마켓블루에 식품 및 식자재를 공급하는 회사다. KS링크의 경우 싱가포르에서 '싱싱마트'를 운영하며 한국 식자재 유통사업을 펼치고 있다. KG키친은 정육 및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푸드테크 사업을 알리기 위한 마켓블루에 들어갈 완제품을 공급 받기 위해 구스토엑스가 해당 법인들을 직접 인수한 것이다.

다만 KS링크와 KG키친 모두 본업인 푸드테크 사업과의 연계성이 떨어진 탓에 해당 법인들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매장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자 하는 야놀자가 식품 업체를 굳이 품에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마켓블루에 들어갈 식자재를 공급 받는 것 역시 직접 업체를 운영하는 것보다 외주 업체를 통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도 깔려있다.

야놀자는 추후에도 구스토엑스의 자회사를 청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구스토엑스는 초록마켓과 진 글로벌을 운영 중이다. 해당 기업은 각각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한국 식품 및 식자재를 유통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KS링크'와 'KG키친'의 경우 푸트테크 사업을 해외에 보여주기 위한 모델하우스(마켓블루)에 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이었다"며 "궁극적으로는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식품 업체들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청산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