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최근 들어 야놀자의 재고자산이 급증한 점이 업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수요가 늘자 항공권·숙박권 등을 선매입하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이 회사의 재고자산이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둔화 등으로 업황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할 경우 늘린 재고자산이 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야놀자가 보유한 재고자산은 15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79억원) 98.4% 증가했다. 특히 사업 부문 가운데 인터파크트리플의 재고자산은 132억원으로 작년 말(33억원) 대비 301.3% 급증했다. 반면 플랫폼 부문(8억7615만원)과 클라우드 부문(7억2640만원)의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각각 22.2%, 65.9% 감소했다.

야놀자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숙박이용권·항공권·여행상품 등을 재고자산으로 분류한다.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대량 선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항공권·여행상품 등을 포함한 야놀자의 '상품' 부문 재고자산은 14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67억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총 재고자산(157억원) 가운데 88.9%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야놀자는 여행시장이 회복하고 있는 만큼 선매입한 재고자산을 충분히 매출로 연결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해외여행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어 인터파크트리플이 재고자산으로 계상하고 있는 항공권을 금방 소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0월 해외여행을 나간 내국인 수는 20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78만명) 164.1%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늘어난 재고자산이 이 회사의 현금흐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전히 경기둔화와 같은 불확실성이 존재해 야놀자의 예측만큼 여행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재고자산 관리가 쉽잖아 회사를 운용할 때 필요한 자금인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올 3분기 야놀자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470억원으로 음수 전환했다. 작년 3분기 NCF가 475억원임을 감안하면 1년 새 지출한 돈이 200%가량 많아졌단 의미다. 이 가운데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이 -720억원을 기록하면서 악영향을 끼쳤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은 운전자본을 의미한다.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재고자산 회전율도 작년 말 14회에서 올해 3분기 8.5회로 줄어들었다. 통상 재고자산 회전율은 횟수가 클수록 매출로 빠르게 연결되며 기업의 운용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자연스레 현금성 자산도 감소하는 실정이다. 올 3분기 연결기준 야놀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75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9034억원) 36.3% 줄어들었다.

시장 관계자는 "여행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해 야놀자가 항공권과 숙박권 등을 선매입하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국제유가 상승을 비롯한 경기 둔화 등의 불확실성이 있어 늘어난 재고자산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야놀자 관계자는 "재고자산은 야놀자가 선구매한 여행상품으로 여행 시장 회복세를 예상해 선제적으로 확보해 둔 것"이라며 "선매입 여행상품 관련 재고가 불어난다는 것은 앞으로의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방증으로 회사 내부적으론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