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제주항공 호텔사업(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이 4년 만에 애물단지 꼬리표를 뗄 전망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증가한 데 따라 흑자가 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해당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통상적인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만큼 제주항공의 수익성 회복에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제주항공 호텔사업은 올 6월말 기준 70억1100만원의 매출과 12억14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2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해당 사업이 제주항공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이보다 높은 1.3%로 나타났다.

호실적을 낼 수 있던 주된 요인으론 가파른 방한객 회복세가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300% 넘게 급증하면서 제주항공 호텔의 객실가동률도 40% 수준에서 90% 가까이 치솟았다. 해당 호텔의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인천·김포공항과 바로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보니 관광객 유입이 비교적 수월해서다.

시장은 제주항공 호텔사업이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과거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2019년 연간 실적을 2배 가량 웃도는 데다 방한 관광 수요가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앞서 해당 사업은 2019년에 6억7100만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첫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불거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부터 손실을 냈으며, 앞단 3년간 누적된 적자만 83억원에 달한다.

올 하반기부터 중국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6년 5개월 만에 중국인의 단체관광 제한을 해제한 만큼 아시아 고객 비중이 높은 제주항공 호텔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이 호텔에 묵은 투숙객의 50% 가량이 중국과 일본, 태국 등 아시아권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제주항공 호텔사업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7.3%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단 점이다. 통상적인 호텔업 영업이익률인 10%를 훌쩍 웃돌 뿐 아니라 본체인 항공운송사업 이익률(11.9%)보다도 5.4%포인트나 더 높은 숫자다. 매출 기여도는 미비하지만,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화권과 태국, 싱가포르 이용객이 많은 가운데 일본인 고객도 점차 회복되는 추세"라며 "외국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단 점에서 올해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이 호텔사업에 진출한 것은 2016년이다. 회사는 73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99.9%의 퍼시픽 제3호 전문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를 설립했으며,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브랜드를 도입해 2018년 9월 개관했다. 여객 중심의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애경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