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김병철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맞은 KCGI자산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ETF(상장지수펀드) 경쟁력 강화가 지목된다. MASTER(마스터) ETF가 론칭 2년째를 맞으며 초기 단계를 벗어났음에도 최하위 성적에 머물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상품으로 라인업을 보강하는 것과 더불어 ETF를 전담하는 조직 세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의 'MASTER ETF' 순자산(AUM)은 94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ETF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24개 운용사 가운데 2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KCGI자산운용의 ETF 성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MASTER ETF가 론칭 2년째에 근접하며 초창기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KCGI자산운용은 과거 메리츠자산운용 시절이던 2021년 11월 액티브 ETF 전용 브랜드인 '마스터'를 통해 ETF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MASTER 스마트커머스 액티브ETF'와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 액티브ETF'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MASTER ETF의 저조한 성적은 후발주자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KCGI자산운용 보다 두 달 늦게 경쟁에 가세한 우리자산운용의 'WOORI ETF'는 938억원의 순자산을 보유 중이다. KCGI자산운용 보다 1년 늦게 ETF를 가동한 BNK자산운용(201억원)에도 뒤쳐져 있다.

특히 동일한 업력을 가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의 격차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11월16일 MASTER ETF와 한날한시에 '에셋플러스 ETF'를 출시했다. 두 운용사는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그 격차는 10배 이상 벌어져 있는 실정이다. 에셋플러스 ETF의 순자산은 1000억원을 넘어서며 11위에 올라있다.

라인업 강화 여부가 MASTER ETF와 에셋플러스 ETF의 운명을 갈랐다는 평가다. MASTER ETF는 초기에 선보인 'MASTER 스마트커머스 액티브ETF',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 액티브ETF' 이후 후속 상품이 등장하지 않았다. ETF와 관련한 R&D(연구개발)가 2년 가량 휴업 상태나 다름없는 셈이다.

반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매년 신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초기작인 2종의 '플랫폼 ETF'(코리아·글로벌)의 뒤를 이어 2022년에는 '대장장이 ETF'(코리아·글로벌)를 내놓았다. 올해에는 연령대를 기준으로 삼은 ETF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 1월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에셋플러스 글로벌 영에이지 액티브ETF'를 상장시켰다. 이어 지난달에는 인구고령화 시대에 맞춰 '에셋플러스 글로벌 다이나믹시니어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ETF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조직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도 희비를 가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에세플러스자산운용은 운용부문 산하에 고태훈 본부장이 진두지휘하는 액티브ETF본부를 갖추고 있다. 고 본부장은 강방천 전 회장 밑에서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강방천 키즈'로 불리는 매니저다. 이와 달리 KCGI자산운용은 주식운용본부에서 MASTER ETF를 운용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후 내부 조직을 추스르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은 ETF와 관한 뚜렷한 전략을 마련해 두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