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메리츠' 간판을 뗀 KCGI자산운용의 CIO(최고투자책임자)에도 변화가 생겼다. '올드보이'로 분류되는 김홍석 상무를 대신해 목대균 전 케이글로벌자산운용 대표에게 자산운용을 총괄하는 지휘봉을 맡겼다. CEO(최고경영자)와 CMO(최고마케팅책임자)에 이어 '운용사 꽃'에 해당하는 CIO까지 강성부 대표의 측근들이 체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은 최근 주식·채권·대체투자를 총괄하는 CIO에 목대균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대체투자운용) 대표를 발탁했다. 이로 인해 기존 CIO직을 수행해 온 김홍석 상무는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최근 KCGI대체투자운용으로 사명을 교체한 케이글로벌자산운용은 2분기 기준 KCGI(33.3%)와 강성부 대표(20%)가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곳이다. 

김 본부장의 인사이동을 놓고 일각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 본부장이 KCGI자산운용의 전신인 메리츠자산운용에 가까운 인물이다 보니 CIO라는 중책을 도맡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 김 본부장은 메리츠자산운용의 간판 펀드인 '코리아펀드'의 흥행을 이끈 주역인 데다 존리 전 대표와는 '20년 지기'로 알려진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0년 스커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금융투자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는데, 이곳은 선배인 존리 전 대표가 주니어 매니저로 일한 곳이다. 김 본부장과 존리 전 대표의 인연은 도이치투자신탁,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을 거쳐 메리츠자산운용으로 이어졌다. 존리 전 대표가 2013년 5월 메리츠자산운용의 수장으로 부임하자 김 본부장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합류해 호흡을 맞췄다.

김 본부장은 2021년 12월 중소형사인 피아이엠자산운용 부대표로 이동하며 메리츠와 작별을 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9개월여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지난해 6월 존리 전 대표가 당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며 사의를 표명하자 다시금 메리츠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돌연 대주주가 '강성부 펀드'(KCGI)로 바뀌면서 운신의 폭도 CIO에서 본부장급으로 좁아지는 운명을 맞은 것이다. 지난달 KCGI는 건설사인 화성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100%를 사들이는 인수안을 매듭지었다. 

이로써 KCGI자산운용은 C레벨급 모두가 강성부 대표 측근으로 채워졌다. KCGI자산운용의 초대 수장으로 발탁된 김병철 CEO는 과거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등에서 강성부 대표와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신설된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부여 받은 조원복 전 한국투자증권 본부장 역시 동양증권 출신이다. 강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인 KCGI를 일구긴 전 동양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채권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KCGI자산운용 관계자는 "목대균 대표가 CIO로서 운용총괄을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김홍석 상무는 주식운용본부장으로 배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