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미국의 나스닥(Nasdaq) 테크주 가운데서도 10개 종목에 집중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선보인다. 이미 관련 ETF를 운용하며 '서학개미'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운용은 조만간 미국테크 ETF 2종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한화ARIRANG 미국테크10 iSelect ETF'와 함께 '한화 ARIRANG 미국테크10 레버리지 iSelect ETF'의 증권신고서 효력이 최근 발생했다.

해당 ETF 모두 NH투자증권의 'iSelect 미국 Tech 10 지수'를 벤치마크(BM)를 삼아 나스닥 상장사 10종목에 투자한다. 투자 유니버스를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 관리 예산처(OMB)의 '북미 산업 물류 시스템'에서 지정한 ▲운송장비 제조업 ▲컴퓨터 및 전자제품 ▲신용중개 ▲비점포 소매업 ▲통신 등의 업종이 해당된다.

한화운용이 미국 나스닥 테크주를 테마로 하는 ETF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나스닥100 중에서도 테크놀로지 섹터에 집중하는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를 선보였다. 38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해당 ETF의 성과는 우수한 편이다. 6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25.43%에 달한다. 6개월과 3개월 단위로 본 성과에서도 44.86%, 15.20%을 기록ARIRANG ETF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포트폴리오를 10종목으로 추린 ETF를 내놓는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가 수익률 면에서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를 능가하며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는 'Indxx US Tech TOP10' 지수를 토대로 나스닥의 테크 오리엔티드(Tech-Oriented‧기술지향형) 기업 10곳에 투자한다.

실제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3.18%로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를 8%p(포인트) 가량 앞선다. 6개월 수익률은 무려 71.68%를 기록하며 한화운용의 ARIRANG ETF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3개월(24.49%) 기준에서도 10%p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화운용이 두 가지 버전으로 라인업을 꾸린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기초지수를 1배수 추종하는 기본형(ARIRANG 미국테크10 iSelect ETF)과 더불어 2배수를 쫓는 레버리지형(ARIRANG 미국테크10 레버리지 iSelect ETF)도 동시에 내놓는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입시켜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ARIRANG과 TIGER가 보수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상품력은 수익률에서 판가름 날 수 밖에 없을 걸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상장 뒤 공개될 ARIRANG ETF의 자산구성내역(PDF)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본 뒤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