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주가조작 의혹으로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종목에 투자 중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존재해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KB자산운용의 'KB STAR 우량업종대표주 ETF'가 자금 가운데 일부를 삼천리, 대성홀딩스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의 'KB STAR 우량업종대표주 ETF'에는 이번 하한가 사태를 맞은 종목 가운데 일부가 PDF(자산구성내역)에 담겨있다. 이달 4일 기준 삼천리와 대성홀딩스가 각각 0.66%, 0.5%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맡고 있다.

KB STAR 우량업종대표주 ETF는 Fn가이드가 산출한 '우량업종대표주 지수'를 벤치마크(BM)로 삼아 지난 2011년 4월에 상장했다. 시가총액 상위 200위 종목 가운데서 산업분류체계(FICS)기준 재무스코어가 높은 50종목을 산출한다.

해당 ETF의 경우 주가조작 의혹으로 8개 종목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달 24일 삼천리와 대성홀딩스가 각각 2.16%, 2.29% 비중으로 담겨있었다. 다음날인 25일부터 PDF 비중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25일 삼천리(1.57%)‧대성홀딩스(1.55%) ▲26일 삼천리(1.1%)‧대성홀딩스(1.1%) ▲27일 삼천리(0.8%)‧대성홀딩스(0.8%) 순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투자 비중이 더욱 줄면서 삼천리와 대성홀딩스가 각각 0.66%, 0.5%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와 연동해서 ETF 내에서의 평가금액이 떨어졌고, 이는 자연스레 포트폴리오 비중이 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투자자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 KB자산운용이 별도의 '액션'을 취한 건 아니다.

일각에서 KB운용이 이번 8개 종목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삼천리, 대성홀딩스를 편입종목에서 완전히 제외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KB STAR 우량업종대표주 ETF는 벤치마크 성과를 충실히 따르는 패시브형이지만 매니저가 '운용의 묘'를 발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패시브 ETF는 벤츠마크와의 상관계수를 0.9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약 10% 가량은 벤치마크와 다르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KBSTAR 우량업종대표주 ETF는 투자설명서를 통해서도 '기본적으로 우량업종대표주 지수를 완전 복제하지만 필요에 따라 부도 가능성, 유동성 등을 감안해 투자 대상 종목군을 조정한다'고 알리고 있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하한가 사태를 맞은 종목 중 4개(삼천리‧서울가스‧하림지주‧다올주타증권)가 담겨있던 'ARIRANG ESG 우수기업 ETF'에서 현재 해당 종목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며 "수익률 보존과 투자자 불안 해소 차원에서 한화자산운용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천리, 대성홀딩스는 기업 자체에 문제가 발생해서라기 보다는 외부 요인(작전)에 의해 주가가 영향을 받은 케이스"라며 "해당 종목들에 대한 조정 여부는 향후 이뤄질 벤치마크 리밸런싱 추이를 살펴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