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매물로 나왔던 데이터센터(IDC) 개발사업이 외국계 데이터센터 기업의 품에 안겼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소재 프린스턴 디지털 그룹(Princeton Digital Group, PDG)이 해당 데이터센터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코리아가 매각자문사로 선정, 매각을 추진했다.

당초 이 곳은 한국컨벤션웨딩 예식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35MW 규모 IDC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해당 부지는 서울 구로구 개봉동 166-2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2만958.54㎡ 규모의 데이터센터로 개발할 예정이다. 하반기 철거 및 착공에 착수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희소성 을 갖춘 서울 내 입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매각이 성사됐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데이터센터 기업은 데이터센터 매입 시 자기자본을 50% 이상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곳 데이터센터는 향후 테넌트(임차인) 모집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턴 디지털 그룹(PDG)은 싱가포르 소재 데이터센터 업체로, 아시아에서 적극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공급하는 곳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구로 데이터센터 인수를 통해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곳의 부지는 블루리본디벨롭먼트라는 개발업체가 보유하고 있다. 블루리본디벨롭먼트는 2021년 이 곳에 데이터센터 등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시행사다. 

주요 주주로는 롯데건설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포진하고 있다. 개인투자가 4인이 지분 45%로 가장 많고, 롯데건설 25%, 한국투자증권이 19%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블루리본디벨롭먼트는 2021년 8월 이 곳 땅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503억원이다. 당시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현재 수탁 관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호텔'로 불리는 IT 데이터 인프라 시설이다.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데이터센터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잇따라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하남 등 수도권 3곳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테우스자산운용은 최근 LG전자, IBK투자증권, Cloud4C(클라우드포씨)와 함께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개발 중인 하남 IDC에는 카카오가 95% 임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