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이현정 차바이오텍 연구개발(R&D)부문 총괄사장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올해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신약개발은 물론 파이프라인 상용화까지 전담하게 된 까닭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올해 3월 임상개발 전문가인 이현정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종전 오상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오상훈·이현정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이 대표는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을 가진 임상개발 전문가다. 화이자를 비롯해 일라이릴리, 박살타와 샤이어(현 다케다), 삼양바이오팜USA 등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20년간 항암제 개발을 주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차바이오텍 R&D 부문 사장으로 합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 대표의 선임을 두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입장에서 2019년 오상훈 단독대표 체제전환 이후 4년 만에 다시 사업과 연구개발(R&D) 부문을 분리, 각각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살려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내놨단 점에서다. 

여기서 이 대표는 차바이오텍과 차바이오그룹의 R&D 부문을 총괄한다. 특히 차 의과학대학교, 종합연구원, 차병원, 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산학연병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해 상업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하는 임무까지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바이오텍은 이 대표에 대한 지원사격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R&D 역량 강화 차원에서 나혜정 허가개발실 상무, 강재선 임상운영실 상무, 장경호 임상개발실 상무 등 전문가들도 잇따라 영입해서다. 이들은 풍부한 제약산업 이해도와 글로벌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나혜정 상무만 하더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한올바이오파마 등에서 글로벌 허가 책임자로 미국 FDA, 유럽 EMA 등 선진 규제기관 허가 경험이 풍부하단 평가다.

차바이오텍은 이 같은 전문가 영입으로 자사 파이프라인 상업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를 비롯해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CBT-NPC', 만성 요통 세포치료제 'CordSTEM-DD', 난소기능부전 세포치료제 'CordSTEM-POI'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시험과 기술수출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나아가 2020년 2.3%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해 1%대 수준인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올 1분기 1.7%)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앞으로 CBT101, CordSTEM-DD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후속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에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시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이현정 대표가 파이프라인 현황 파악과 함께 향후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비 또한 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