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NH아문디자산운용이 조인트벤처(JV) 관계에 있는 아문디사(社)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아문디와의 합작을 통해 ETF(상장지수펀드)와 공모펀드에서 히트 상품을 배출한 데 이어 인적‧문화적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채널 마련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운용은 프랑스 아문디 본사에 '코리아 트레이닝 아카데미'(Korea Training Academy)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된 건 아니지만 NH아문디운용은 해당 아카데미를 양사간 인적·문화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창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NH아문디운용의 글로벌 매니저나 크레딧 애널리스트 등을 아문디로 파견해 선진 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대상자를 NH아문디운용에 국한하지 않고 1대 주주(60%)인 NH농협금융지주에 소속된 임직원들에게도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아카데미 설립은 지난 20년간 이어져온 아문디와의 끈끈한 파트너십 덕분이란 분석이다. NH아문디는 회사의 모태가 되는 '농협CA투자신탁운용' 시절때부터 아문디와 유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3년 농협이 자산운용 계열사 설립을 위해 손을 맞잡은 CA(크레디아그리콜)의 자회사가 바로 아문디인 것이다. 당시 농협은 CA가 '프랑스의 농협'으로서 유사한 기업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손을 맞잡았다. 현재 NH아문디운용 사내 서열 2위 자리를 프랑스인인 니콜라 시몽 부사장이 맡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NH아문디운용이 2대 주주(40%)인 아문디와의 공조를 통해 톡톡한 시너지를 발휘해 왔다고 평하고 있다. NH아문디운용의 시그니쳐 ETF인 '글로벌 럭셔리 S&P ETF'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지난 2020년 NH아문디운용이 국내 최초로 명품(럭셔리)을 테마로 삼아 선보인 해당 ETF는 'HANARO ETF'의 브랜드 파워를 한 단계 끌어올린 상품으로 통한다.

운용성과도 ▲거느린 리치몬드(Compagnie financiere Richemont SA) ▲루이비통(LVMH-Moet Vuitton) ▲에르메스(Hermes Int) ▲벤츠(Mercedes-Benz) 등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해 설정후 89.42%의 수익률(9일 기준)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 ETF, 글로벌 혁신 기업 펀드 등도 아문디와의 파트너십에 기반해 탄생했다.

시장에서는 NH아문디운용이 조인트벤처로서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아문디운용의 경우처럼 외국계 운용사와 합작형태를 구축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이 독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하나UBS운용의 대주주를 기존 스위스 UBS사(社)에서 하나증권으로 변경하는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2대 주주인 하나증권(49%)이 UBS(51%)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해 의결권 100%를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하나증권과 UBS의 결별이 성사되면 국내 운용사 가운데 합작회사는 NH아문디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두 곳만 남게 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보유한 국내 최대 네트워크와 유럽 1위, 글로벌10위 운용사인 아문디가 가진 선진 운용 역량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투자파트너로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