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이마트가 한해 거둔 수익과 별개로 최소배당을 보장하는 안전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대폭 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2022년 결산배당을 주당 2000원(보통주)으로 결정,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이에 따라 작년 총배당액도 53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회사의 작년 배당정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장기적인 수익 둔화 속에서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마트는 작년 고정비용 부담 확대와 동종업계간 치열한 가격경쟁 등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2659억원보다 70억원 축소된 2589억원에 그쳤다. 특히 2017년까지 연평균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왔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이마트의 배당액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우상향 돼 왔다. 지난 10년간 주당 배당금만 봐도 2013~2016년까지는 1500원을 유지했고, 2017년 1750원으로 상향조정 했다. 이어 2018년에는 주당 2000원으로 다시 한번 주당 배당액을 끌어올린 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외여건 악화로 실적이 떨어진 국내기업들 중에 배당부터 줄이는 사례들이 많다"며 "한철 장사만 놓고 주주이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이마트의 배당정책은 국내 기업들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는 2020년 말부터 3년 단위로 주주환원정책을 미리 공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배당정책은 별도기준 연간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주당 배당액을 최저 2000원으로 고정해 실적이 악화돼도 주주들의 배당금이 줄어드는 사태를 방지했다.

최근 이마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새로 적용될 배당정책도 공표했는데 최저배당은 전과 동일(주당 2000원)하게 유지하되 환원재원을 5% 상향한 별도기준 연간 영업이익의 20%로 조정했다. 주주들 입장에서 보면 회사의 수익이 늘면 초과배당을 받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이마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과 작년에 걸쳐 총 19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2377억원 규모다. 아직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2021년 네이버와의 사업제휴 강화를 위해 자사주 82만4176주(1500억원 규모)를 맞교환하는 등 일부를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남은 자사주는 108만7464주(전체 보통주식의 3.9% 비중)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배당정책 개선을 위해 올해 주주총회에서 배당 정관 변경사항을 의안으로 산정했다"며 "의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이 분리돼 투자자들이 배당액을 확인한 후 투자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적 저하에도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펴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와 이익창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