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 분석]
SK실트론
국내 유일 웨이퍼 생산…기술력·지배력·성장력 '3박자'
①매년 수천억 현금흐름 창출…SiC 웨이퍼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빅4 사모펀드(PEF) 운용사(▲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들이 SK실트론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SK실트론을 주목한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을 거둬들이는 그룹 내 손꼽히는 알짜회사다.


여기에 전기차 등에 활용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전해진다. 향후 친환경 산업 확대에 따른 성장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PEF 운용사의 입장에서 기업공개(IPO)는 물론 전략적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투자금회수(엑시트) 시나리오가 가능한 매물이라는 분석이다.


SiC 웨이퍼 생산라인 증설 중인 SK실트론 구미2공장 전경. 사진제공/SK실트론

◆웨이퍼, 반도체 생산 '기초 토대'…SK실트론 등 글로벌 업체 5곳 시장 점유


SK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으로 모태는 LG실트론이다. 지난 2017년 SK그룹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내제화 작업의 일환으로 LG실트론을 인수했다. 작년 말 기준 SK㈜가 지분 51%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여 SK㈜와 최태원 회장이 각각 19.6%, 29.4%를 가지고 있다.


주력 제품은 PC,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하는 실리콘(Si) 웨이퍼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 생산의 기초 토대가 되는 핵심 소재다. 반도체 전공정(Front-End) 전 과정은 웨이퍼 표면 위에서 이뤄지며 웨이퍼 품질이 전체 수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웨이퍼는 단순 재료가 아닌 기술과 품질이 집약된 고부가 소재로 평가받는다.


작년 말 연결기준 SK실트론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268억원, 31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경우 6398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을 창출하는 그룹 내 알짜회사다.


무엇보다 웨이퍼 시장은 신규 진입이 까다로운 영역이다. 특히 반도체 대구경화 변화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실제 글로벌 Si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포함한 5개 기업(▲신에츠화학 ▲섬코 ▲글로벌웨이퍼 ▲실트로닉)이 전체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웨이퍼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SK실트론이 유일하다. 이 덕분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TSMC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PEF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사업적 희소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갖춘 매물로 향후 M&A, IPO 등 다양한 엑시트 시나리오가 존재하는 셈이다.


◆전기차·발전소 등 활용, SiC 웨이퍼 기술력 보유…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차세대 웨이퍼로 일컬어지는 SiC 웨이퍼 영역에서 SK실트론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PEF 운용사들이 주목한 포인트로 전해진다. 지난 2019년 SK실트론은 미국 듀폰(DuPont)의 SiC 웨이퍼 사업부(현 SK실트론CSS)를 4억5000만달러에 양수하면서 SiC 웨이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SiC 웨이퍼는 기존 Si 웨이퍼 대비 고전압·고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전기차(EV)와 수소차, 태양광·풍력 발전 등 고전압·고온 환경에서 SiC 웨이퍼가 필수적이다. SiC 웨이퍼로 만든 전력 반도체를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모두 유의미하게 단축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SiC 웨이퍼는 고난도 기술 진입 장벽으로 인해 소수의 기업들만이 설계 및 생산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PEF입장에서는 투자 후 업사이드(성장여력)도 뚜렷한 셈이다. 향후 전기차와 이에 따른 인프라,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산업이 확대될 경우 자연스레 SiC 웨이퍼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는 SiC를 활용한 기기 시장 규모가 2023년 27억달러에서 2029년 99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K실트론CSS의 SiC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6%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단계다. 지난 2023년 이 회사는 독일 반도체 제조사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SiC 웨이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5억4400만달러를 대출받기로 하면서 향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도 마련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기업으로 국내외 반도체 제조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며 "PE의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사업적 희소성도 높아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매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SiC 웨이퍼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친환경 산업 확대에 따른 성장여력도 충분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51%와 TRS 계약으로 묶인 지분 19.6%를 합친 SK실트론 지분 70.6%다. 이번 거래에서 최 회장 보유 지분 29.4%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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